책이야기 (552) 썸네일형 리스트형 숨결이 바람 될 때 대여섯번 이상은 망설였던 책이다. 장바구니에도 오래 있었고, 도서관 대출 데스크까지도 여러번 가져갔었던. 서가의 자리까지 기억하게 되었다. 어떤 책인지 소개를 충분히 들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내 모습 보나마나라며 내려놓았다. 한 번쯤 읽어보면 좋다는 추천이 꾸준히 들려왔고 분위기 좋은 사진의 배경에서 눈에 띄기도 했다. 다시 바람이 매서워진 어제. 반납 알림 메시지를 받고 게으름 피울 수 없어 도서관으로 갔다. 읽을만한 책을 찾다,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인 이 책을 결국 빌렸다. 죽음을 마주하는 게 두려웠던 것 같다. 자신의 죽음을 글로 썼으니 고통 또한 생생하리라 짐작했다. 제법 손때가 묻은 책 표지를 쓸어가며 가볍게 떠있는 깃털을 바라보며 눈물이 흘러도 담담함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랐다. 폴 칼라..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박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읽고 또 읽는 동안 지하철의 커다란 소음이 잠시 지워졌던, 한 문장 한 문장이 내 안으로 걸어들어와 가슴을 쿵쿵 치는 것 같던 이 시를. 오늘을 보내기 전 다이어리에 가득 적어 두었다. 접어둔 모서리가 많아 책 아래쪽이 도톰하게 잡힌다. 다음번엔 모서리를 펴가며 그의 시를 다시 읽어야겠다. 컬러의 말 재미와 의미. 둘 다 담은 책. 빛을 잃거나 빛을 얻은 컬러들의 빛나는 이야기. 과학이자 고행의 결과물인 염료들. 중독의 위험과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두려움을 감수한 예술가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의 세상이 더욱 컬러풀한 거겠지. 배경으로 존재하거나 선택의 대상이 되는 여러 색들이 저마다의 이름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음을 읽으며 새삼 하나하나 남다르게 느껴본다. 지금까지 읽은 컬러를 다룬 책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친구가 뭐라고 오늘 아침에도 시즌맞이 톡을 한바탕 주고 받았다. 풀어놓는 내용은 저마다 다르나, 그 안의 심정이 같아서 느낌표와 쩜쩜쩜을 부지런히 찍어대니 벙긋도 않은 입이 마른다. 곧 봐. 응. 얼른 봐. ... 그 말이 힘이 되고 그렇게 우린 하루를 이어가지. 씩씩하게! 분주한 아침 잠시 즐거웠어. 마음으로, 소리내서 “얘네들은 내 친구야.” 열 손가락 안에 들어오는 소중한 내 친구들. 수가 많지 않아 고민이었던 때는 딱 한 번. 결혼식날 친구 촬영 시간을 앞두고 그랬는데, 그 날의 내가 지금 처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소수의 인물들과 오히려 더 멋진 연출 사진을 찍었을 거다. 때 맞춰 편지를 쓰고 매년 생일을 다이어리에 적어두며 그들이 태어난 것을 감사하고 좋은 날이면 톡을 열고 굿모닝과 굿나잇 사이.. 당신의 이런점이 좋아요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이 계속 나오면 좋겠다. 이런 이야길 하는 사람이 별난 사람이 아닌 세상이면 좋겠고.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일부러 대출을 해서 느긋하게 앉아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한 사람의 한사람을 위한 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을 따라 그려보았다. 그리고 여기를 넘긴 후의 이야기는 더 좋았다 ^^ 네 이웃의 식탁 익숙한 모습이 기괴하게 느껴진다. 나도 이런 사람들을 알지. 이 책을 읽은 누군가는 나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너무 짜증나서 빠르게 읽어 냈는데, 글을 쓰는 동안 또렷하게 기억나는 장면들. 으. 너무 싫어 👿 한 집에 사는 사이도 (바로 가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임을 깨닫고 외로움을 체감할 시간이 필요해. 고독한 기운이 깨어날 때 느껴지는 안전하다는 안도감. 홀로 선 나를 느낄 수 밖에 없으니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갖고, 온갖 배경을 지운 자기 자신을 바라볼 틈이 비로소 생긴다. 비장하지 않아도 그런 시간의 있고 없음은 그야말로 ‘무언가’ 있고 없는 삶으로 드러난다. ‘함께’라는 건 정말 말랑한 말이고, 함께라면 개인의 한계를 넘어서 더 멀리까지 .. 옥상에서 만나요 긴 소설 뒤에 감정이 남았고 짧은 소설 뒤엔 메시지가 새겨진 듯 하다. 어떤 책은, 어떤 사람의 이야기는, 그리고 그를 통한 어떤 생각은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내 삶을 다시 확인하게 해줄 뿐이다. 이 책 또한 그 길에 놓여있다. 장르소설이라는 표현은 여러번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데, 정세랑 작가의 소설은 그만의 장르가 있다. (나의 표현이 성장해 그럴싸한 설명을 하게 되길. 다다음책 리뷰쯤엔?) 이런 느낌이 주는 의미라면 정세랑 작가 설명에 등장하는 ‘장르’ 는 정말 내 스타일! 의 이름이 자꾸 생각난다. 이런 남자 주인공이라니, 한글로 제목을 적는 센스! 이어, 이어! 이나 에 나오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감정이입의 즐거움이 크다. 우리도 그래~ 내 친구들하고 나두 생각도 마음도 표현도 다르지만, .. i에게 소리내어 읽어본다. 얇은 책이 빨리 끝나는 걸 미룰 수 있고 내 목소리를 듣는 낯선 시간에 익숙해지기도 한다. 애정하는 김소연 시인의 시집. 아껴두었다 새 해 첫 책으로 시작했는데, 산문집이 또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이! 작품이 좋아 작가가 궁금해져도,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다. 혹시라도 사랑하지 못하게 될까봐. 유희경 시인의 발문은 다행히 사랑을 키우는 쪽으로... 더 편하게, 내 마음 가는대로 시인 김소연의 글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설가는 직업이지만 시인은 작위와 같다는 말이 내 안에 남아있다. 너무 멋지다. 슬픔을, 사람을, 세상을 노래한다.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고, 남들 다 보는 것은 오래 보기도 한다. 작은 것들에 이름을 주고, 큰 일에는 용감하다. 시인의 마음은 시를 통해 흘러나오는 ..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6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