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내어 읽어본다.
얇은 책이 빨리 끝나는 걸 미룰 수 있고
내 목소리를 듣는 낯선 시간에 익숙해지기도 한다.
애정하는 김소연 시인의 시집.
아껴두었다 새 해 첫 책으로 시작했는데, 산문집이 또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이!
작품이 좋아 작가가 궁금해져도,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다. 혹시라도 사랑하지 못하게 될까봐.
유희경 시인의 발문은 다행히 사랑을 키우는 쪽으로...
더 편하게, 내 마음 가는대로
시인 김소연의 글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설가는 직업이지만
시인은 작위와 같다는 말이 내 안에 남아있다.
너무 멋지다.
슬픔을, 사람을, 세상을 노래한다.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고,
남들 다 보는 것은 오래 보기도 한다.
작은 것들에 이름을 주고,
큰 일에는 용감하다.
시인의 마음은 시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같다.
곡이 흐르고
입안에 말들이 흥얼대는
슬플 때도 기쁠 때도 떠오르는 노래들.
모두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문장의 끝을 붙잡고 그 다음, 또 다음으로 따라간다.
소리내어 읽으니 다르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깨어난다.
시인들이 시인으로 살며 시를 쓰는 동안
나는 그들을 따라 나선다.
그렇게 따라 다니다
어느샌가 그 노래에 닿아있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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