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컬러
디테일과 뉘앙스를 만들어내는 미묘한 경계, 아름다운 쪽을 감각하기 위한 공부 중.컬러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정의, 디자인으로 확장되는 컬러, 배색을 통한 색에 대한 연구, 콘셉트에 맞춘 컬러 선택, 비기라고 할 수 있는 사용법까지 여러 예시와 함께 쉬운 말로 설명되어있다.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아도 (이를테면 디자인) 이런 책을 쓰윽 읽고 나면 다채로운 세상을 잠시 내가 만든 프레임에 담아보는 재미가 있지. 50페이지쯤 지나니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새기고 스미는 공부가 되어얄 듯 싶은데, 그러려면 빌려온 책을 다 읽고 반납한 뒤 사야하는 거 아님?! 도서관 서가 사이를 걷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책세상에 책이 이렇게나 많지만도서관에서, 큰 서점에서, 동네 서점에서, 피드에서 만날 수 있는 책이 ..
느리게 가는 마음
32. “저기 봐라.” 어머니믜 손끝을 따라 가보니 하늘에 무지개가 있었다. 어린 성규가 울 때면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며 성규를 달랬다. 저기 봐라, 하고. 어머님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늘 근사한 풍경이 있었다. …… 형이 성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입고 있던 후드티를 벗어 성규에게 입혀주었다. “선물이야. 이만큼 크라고. 쑥쑥 커서 이거 입으라고.” 그날 성규는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시소에 앉아 있었다. 해가 질 때까지. _ 느긋하고 편안한 여덟편의 소설.열 다섯 전후의 청소년, 배구, 만물트럭, 꽈배기, 생일, 할머니, 엄마 그리고 엄마의 부재, 꿈, 사고…… 겹치며 등장하는 소재들 덕분에 떨어져있는 이야기지만 하나의 세계 안에 포근히 든 것 같다. 그 안에서 저마다 다르고, 다르지만 ..
단 한 번의 삶
61. 모든 부모가 언젠가는 아이를 실망시키고, 그 실망은 도둑맞은 신발같은 사소한 사건 때문에도 비롯된다는 것, 그 누구도 그걸 피할 수 없고, 나처럼 어떤 아이는 오랜 세월이 지나서도 그 사소한 에피소드를 기억하고, 기억하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이해하면서도 아쉬워한다. / 그렇지만 그게 부모를 증오하거나 무시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누군가를 실망시킨다는 것은 마치 우주의 모든 물체가 중력에 이끌리는 것만큼이나 자명하며, 그걸 받아들인다고 세상이 끝나지도 않는다. __대신하는 문장. 천 개의 강에 비친 천 개의 달이 있다. 천 개까지 아니어도, 열 개의 나라도 찾으려들면부모라는 강부터 건너야 한다. 어린 시절의 나, 내 안의 어린 아이, 부모로 부터 뻗어나온, 부모를 돌아보아야 하는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