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2024 (42) 썸네일형 리스트형 작은 책방 오래전부터 언제나 있어왔던, 간혹 잘 알 것 같은, 그럼에도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좋은 이야기들이 꼭 필요하다. 장마가 시작된 계절, 덕분에 조금은 경쾌하고 가벼운 시간을 보냈다. 슬픔에 이름 붙이기 92. 왠지 모든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본질적으로 ‘그들’이 누구인지 말해주는 것만 같다. 모든 순간이 ‘자신’일 수 있으니 역시나 디테일이 중요해. 보편의 사람들 속에서 어떤 한 사람을 그답게 하는 요인은 입이 닿은 자리가 겹치지 않도록 방향을 살짝 옮겨 컵을 들거나, 여름에도 긴 셔츠의 소매를 걷어입는 것, 작은 필통이나 화장품 파우치에 연필 한 자루를 넣어다니고, 물건을 고를 때 가장 먼저 찾는 컬러가 있는 것, 여러 개를 쌓아두기보다 하나만 고르는 순간을 맞는 것… 혹은 정반대의 모습들. 일부러 만든 습관과 모르는 사이에 몸에 든 모습까지 자신의 모습이다. 스스로가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그런게 궁금하기는 한지가 이런 문장에 꽂히게 만들뿐이고. 하지만 __ 93. 그 모든 인상은 그 순간에는 정확.. 플롯 강화 145.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삶이 바뀌길 원하며 변화가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고 싶어한다. 때문에 성장 스토리는 언제나 사랑을 받고, 독자들은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품는다. __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글쓰기 책을 읽어왔다. 작가들의, 기자들의, 한국의, 외국의 글쓰기 안내서들을 참 많이도 읽었다. 그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말해왔지, 그만 읽고 이제 좀 쓰라고. 글쓰기에 관한 책들은 매번 재밌었으니, 그 중 한두가지 비법 정도가 내 안에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책들의 목적과 기능은 분명해서 읽는 동안 즐거웠다는 소감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았고, 불편한 찔림이 자꾸 생겨나 글쓰기에 관한 책을 끊었다?!. ( 아주 냉정한 면이 있는 사람이다, 내가. ) 그런데 이 책이 왔다. 소설이나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39. 이 분자들의 동요는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한다 __ 정말 그랬다. 수많은 물리어 분자들의 동요에 나는 기꺼이 흔들리며 마지막 장까지 이 책을 읽어낸 것이다. 무려 자연과학 > 물리학 > 물리학 일반으로 분류되는 도서다. 내가 물리학 책을 읽다니. 보통 이럴 땐, 물리 교과서 이후로 처음이야, 라고 말해야 하지만 학교 다닐 때 물리 교과서를 끝까지 읽지 않은 사람으로서…… __ 시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불규칙하게 조각났다. 앞으로 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시간이 아닌, 지금 여기의 혼재하는 시간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세상를 바라보는 시각의 해체. 한 번 흐트러진 세상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 사실 마저 무지하게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책. 어느 문학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 아름다운 문장들이 가득해서..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201. 다시 읽어보지도 않고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다시 읽으면 또 발견될 게 뻔한 오타와 비문을 걱정하기보다 일초라도 빨리 그 사람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간절함이 묻은 편지가 있다. 다시 읽어보지도 않고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심정을 나는, 안다. 긴장하지 않고 느슨하게 읽어 내려가다, 이 즈음부터 속도를 내게 되었다. 한눈에 끌리는 무엇인가를 감지하거나, 모른척하던 마음(내 마음이든 상대의 마음이든)을 있는 그대로 감각하는 일은 대단한 발견으로부터 시작되기보다 용기있고 솔직하게 인정함으로 비롯되는 것이다. 살아갈수록 그토록 필요한 순간인데도, 오늘의 책임 혹은 이미 길들여진 일과 뒤에 숨느라 드문 사건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게 아닐까. 다른 사람도 아닌 문장을 바로잡는 이가 퇴고를 포기하고 보낸, 이 ..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6. … 이것은 마치 잠자고 있는 사람 위로 등불을 가져가면 그 사람이 불빛 때문에 기지개를 켜거나 돌아눕지만 눈을 뜨지 않는 것과 같다. ____ 아마도 잠든 모습’도‘ 보고 싶었던 것이지 깨우려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므로. 뒤척이는 몸짓에 닿지 않으려 재빨리 움직이는 팔 그림자가 창 밖으로 길게 늘어났을 것이다. ____ 시의 일부는 언제나 나의 삶에도 걸쳐있다. 그냥 시집이 아니라 시선집. 드로잉들은 어찌보면 우스꽝스럽지만 그린 이가 카프카인 덕분에 어엿한 작품인 것이다. 그는 이 끄적인듯, 흘린듯한 그림들이 ‘카프카의 드로잉’ 으로 불리며 책으로 태어날 것을 계획 아니 예상이나 했을까. 나중에 (혹은 죽고 난 후에 ) 어떤 인물로 남을지 모르니 스스로가 약간이라도 비범하다 싶을 때 뭐라도 끄적여 놓..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독서노트중에서.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성장이다. 성장을 위해 매일매일 노력한다면 우리는 매일매일 자랄 수 있다. … 그러니 딱 한 번만 더 해보자, 하는 성장의 말을 매일매일 반복하자. 할 수 있을 때 실컷 반복하자. 우리가 우리에게 매일매일 기회를 주자. 우리가 우리에게 매일매일 용기를 주자. ___ 가르치는 분야의 실력, 공부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 확립해낸 자신만의 철학, 배움을 청한 대상을 나이에 상관없이 인격적으로 인정하는 인성,누구보다 부족하지 않을 그 일에 대한 사랑. 누군가를 가르치려면, 그 배움이 뻗어나가 누군가의 인생에 씨앗이 되려면둘 셋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넷을 다 갖추려 마지막까지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선생님이 많은 세상이지만선생으로서 겪는 즐거움과 고단함은 쉽게 식.. 애도일기 1978.7.9. 이미 일어났었던 일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더 분명한 사실은 : 즉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일에 대한 두려움. 다름 아닌 이 두 사실이 궁극적으로 끝나버린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다 __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기록된 애도의 문장. 두려움은 제 몸을 먹으며 더 큰 두려움으로 번져간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지나간 일에 대해서도,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두려워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겪어야 하는 두려움의 총량이 있기도 할테지만 궁극적으로 약해지지 않을 힘을 구한다. 간절한 기도로. 정복하려기보다 전부가 아님을 몸으로 깨닫길 바란다. __ 죽음을 떠올리는 것은 삶을 갈무리 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발걸음이다. 무뎌지는 죽음은 있을지 몰라도 애도.. 이전 1 2 3 4 5 6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