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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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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드릴게요 과제와 토론을 끝내고 가장 먼저 아껴두었던 정세랑 작가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 번에 휘릭 읽어낼 줄 알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들어 아껴가며 읽고 그렇게 5월의 마지막 날을 맞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평소에 잘 꾸지 않던 꿈을 두 가지나 꾸었다. 책의 내용이 꿈에 나오거나 하는 식이 아니라, 평소에 내가 생각않고 살던 일이 꿈에서 일어났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미치는 영향은 수용자 맞춤식인 걸까? 근사한 방법이었어. 이 책도 그렇지만, 책을 읽던 시간들의 공기가 오래 기억될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작가는 사람과 사람사이, 사람과 세상사이에 관심이 많은 사람같다. 호기심보다 애정이 큰 게 느껴지고. 나는 지금껏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도 벅찼고, 그게 해결되어야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 믿고 살아왔는데. 이..
난처한 미술이야기 2
아무튼, 메모 해가 길게 들어오는 시간에 그림자가 길어지니 책장이 늘어나는 듯하다. 그림자 책장은 여백이 된다. 그림자처럼 까만 표지를 가진 노트를 열 권쯤 쌓아놓고 노트의 좌우를 번갈아보며, 돌아가는 연필깎이에 맞춰 덩달아 들썩이며 뭘 적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싶다. 정혜윤 작가의 글은 너무나 나의 취향. 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들에 빠졌었다. 이야기가 끝이 없는 그녀에게도. 망설이지 않고, 그냥 그 자체로 빠져도 되는 책의 매력을 알게 해주었고 그녀의 글을 다 읽고 나면, 좀 더 나은 사람이고 싶었다. 바람을 완벽한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자격지심으로 한동안 멀리 했지만, 이번에 나온 책은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더 나은 사람이고 싶다. 나의 문장을 남기는 일을 더이상 미루지 말아야지. 마음이 바빠..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The theory of light and matter 앞으로 가 제목과 첫 문장들을 한 번 더 보게 된다. 손 끝에 걸리는 문장들이 있고 몇 개의 단편은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굳이 꺼내 놓지 않는 마음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함인가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인가보다. 그 마음들은 새어나오거나 터져 나오기보다는 그저 어디론가 낮게 흐르고, 그러다 소설에 저장된다. 한결같다는. 결이 같다는 표현은 최적의 찬사다. 앤드루 포터는 진짜 작가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아껴 읽었다. 이 소설들이 근사하게 느껴진 이유를 적절한 단어와 문장으로 적게되는 날 나는 나를 더 잘 이해하게 되겠지. ____
공부책 공부 비법은 자기만의 방법으로 결국 공부를 잘 하게 된 사람들만의 것이다. 잘 알지만 ^^ 이런 책의 유용함은 1. 하고 있는 공부 속도내기 추진제 2. 내가 하고 있는 공부법 점검 3. 잔소리에 필요한 전문 용어 획득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다 아는 얘기겠지 싶은 이 책은 ‘지금 내 책상에서는 어떻게 적용해볼까?’ 하며 한 발 물러서는 순간 쉽게 넘어갈 수 없게된다. 아이와, 학생들과 한 유닛씩 같이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든다. 물론 내게도 필요하고 다시 새길 의지가 있지만,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삶을 사는 ‘인간’들에게 이런 공부의 즐거움을 나누자 하고 싶다🤓 유유의 책은 손 안에 쏘옥 들어오고 내 맘에도 포옥 안긴다.
난.처.한. 미술이야기 미술사를 공부하면 미술을 읽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는 표현에 동의🙋🏻‍♀️. 한 번씩 등장하는 질문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 않고, 탁월한 사진 선택에 이해하기 쉬운 설명, 도해까지 깨알같다. 구성이 심플하고, 키워드가 되는 작품이 눈에 쉽게 들어 언제고 궁금한 부분이 생겼을 때, 다시 딱 찾을 수 있을 듯 (다시 펼치는 일이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장~점!) 설명이 어렵지 않아 아이가 고학년만 되어도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니 아껴두었다 권해야지. 작품의 신비와 의미를 애정하는 작가의 마음과 독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깊이 들어가게 하고픈 정성이 느껴지는 책, 소중! 원시미술을 다시 보았고 (빗살무늬 토기보러 국립중앙박물관으로라도 달려갈 기세) 이집트에 너무나 가고 싶어졌으며 (압도당하고 싶습니닷!) 두 강이..
말하다 한 번의 호흡으로 읽고야 마는 여러번 들고 나서는데도 닳을까 아까운 그럼에도 매번 다른 감상이 남는 읽고 까먹고 또 읽는. 미셸 퓌에슈의 아름다운 책들 중 6번. 새해의 첫 책이 그 해를 가늠하게 해준다던 그 말은 꼭 첫 책을 골라 읽고 난 후에야 떠오른다. 다이어리에 적어둔 1월의 문장, “나의 쓰기는 말하지 않기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묘하게 어우러진다. 솔직한 준비를 시작하며 나만의 말하기가 펜 끝에서 열리길 바라본다. ____ p052 문학과 시가 없다면 문화도 삭막해지고 제 구실을 다할 수 없을 것이다. 신은 인간 언어의 진정한 힘을 보여준다. 시를 대할 때면 모든 표현법들과 단어들이 저마다 독특하며, 단어 하나하나마다 고유한 울림이 있고, 그 의미에도 다양한 층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구에서 한아뿐 2019년 마지막 책 소설. 우주를 담은 사랑이야기 🖤 소중해 책이 손에 들리지 않고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시간들은 힘겨웠다. 마음껏 문장 속에 빠질 수 있음도 축복이구나 그런다. 내년엔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길. 후년에도 그 다음에도 영원한 바람이 되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