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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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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빈틈이 아이를 키운다 여러모로 지금의 나에게, 우리에게 필요한 책. 십대를 향하는 아이와 같이 사니 앞으로도 여러번 펴 보아야 하는 책. 그이도 같이 읽기 위해 한 권 사두기로 했다. 하지현 선생님의 글은 따뜻하다. 좋은 엄마보다 성숙한 어른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느 시점의 나는 꽤 그랬는데 어떤 시절을 겪으며 말도 안되게 흔들렸고 그럼에도 부서지지 않았으니 이제 원래의 나를 찾아 다시 시작해야지. 에필로그. 두고두고 약 삼아 꺼내 읽으려고 적어둔다. p317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부모라면 이미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 기본 이상은 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대출하는 사람들이 평소에도 책을 많이 사서 읽듯이, 여러분은 어떤 부모들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좋은 길을 찾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소설. 아이의 독감, 나의 몸살을 지나며 숨었던 마지막 피난처. 우주에 우리만 산다면 공간 낭비가 아닐까 하던 영화 속 대사는 아직도 깊게 박혀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은 나란 존재를 하찮게 만들지만 동시에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 곳까지 멀리 던져 놓는다. 놀라운 기술에 대한 기대와 문 밖의 있고야 말, 다르지만 낯설지 않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일상을 뒤흔든다. 사람이 하는 상상의 한계에 대해 곰곰한다. 작가는 과학도였다. (지금도?) 그녀의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다채로운 색을 보고 들음으로 소통하는 걸 그녀 덕분에 엿보았다. 사람의 상상은 어떤 세계까지 만들 수 있을까. 그건 사람이 만든 세계일까, 어딘가에 있던 것이 몰입하는 그 사람에게 찾아온 걸까. 멋진 이야기.
친애하고, 친애하는 소설. 알고 시작했지만 여전히 엄마와 딸의 소설은 어렵다. 나의 엄마에 대해 생각하는 건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된다. 내가 엄마가 되었어도 그렇다. 흔히들 하는 말처럼 쉽고 편하면 좋으련만. 내 마음엔 뭐가 그리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난 반쯤 외면하고 반쯤 희망을 품는다. 엄마라는 단어는 너무 무겁다.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렇다. 무심한 남편들의 말들이 너무 싫다. 사랑하지만, 혹은 도리는 하지만 어느 순간의 무심함을 스스로 무심하게 넘기는 그 존재들이 너무 싫다. 나의 할머니들은 두 분 다 작은 사람이었다. 흐릿한 동화 속 등장인물 같던 할머니들. 어렸을 적 그림들. 그러고보면 할머니는 어린시절을 채우는 사람인가보다.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_________ P84 자유분방함이..
버드 스트라이크 소설. 나의 피난처 입으로 한 번씩 소리내 부르게 되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이들을 따라 높이 날고 내려오는 길.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9월에 선물받아 아끼고 아끼며 읽었다. 결국 마지막 장을 덮었네. 사랑하는 작가의 사랑에 관한 글. 이 가을 유일한 글이 되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 이제야 저장하는 사진. 나무 틈을 한동안 들여다보게 되던 날들이 이어졌다. 문명을 벗어난 삶이 판타지. 강한 사람 강해진 사람. 햇빛이 들어온 물가를, 시를, 늘 한 사람을. 그들을 사랑하고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또한 판타지. 아름다운 소설이다.
내 문장은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까? ​ 두 권의 저자. 그 두 권은 나에겐 글쓰기 교과서이다.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어준다. 골라서 남겨두거나, 반만 보여주거나 하지 않는다. 잘 따라오고 있는지 한 번씩 돌아보며 독자들을 챙기는 기분마저 드는 지도서. 다시 읽고 써야 하는데... 한참 떨어져버린 내게 다시 건너갈 수 있는 단단한 징검다리가 된 책. 짧은 글을 쓰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만큼 보이는 게 많아졌다는 뜻이니까. 반갑게 느끼고, 알맞게 써야지. _____ P33 좋은 문장은 오해의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좋고 나쁨을 헷갈리게 하지 않아요. 도로에 놓인 표지파너럼 정확히 한 방향만을 가리키고 있지요. 이 말은 올바른 문장을 만들고 싶다면 오해의 여지를 하나하나 차단하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P68 분명한 의도를 가질 것..
태도의 말들 ​ 구독하는 서점들의 sns에서 추천하는 글이 자주 올라왔다. 우리가 사랑하는 속초로의 여행. 이번엔 문우당 서림에 들렀고 아껴둔 이 책을 샀다. 6월 이후 책을 읽을 수 없었는데, 낭만의 여행지에서 만난 책은 다행히도 한 장씩 내게로 넘어왔다. 다행. 그들의 추천은 과하지 않았고, 목소리로만 듣던 프랑스와 엄님의 글은 참 좋았다. 책을 다시 읽을 수 있겠구나, 멈추었던 시간이 다시 흐를 것 같다. 여백 마다 그 글을 지나며 떠오르는 나의 마음을 적어두었다. 살아오며 내가 믿었던 것들과 포개지는 문장들에 위로 받고, 나 자신만 괴로운 상황을 떨치기 위해 선을 긋는 단호함을 배운다. 무겁지 않은 작은 책이지만 두 손에 꼭 쥐고 싶은 글과 말들은 단단한 힘이 있다. 당분간 가까이 두고 자주 들쳐봐야지.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