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563)
라틴어 수업 표지에 적힌 글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는 듯하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눈으로만 읽기에 아까운 문장들이 너무 많아 펜으로 밑 줄을 그어가며, 작은 소리로 따라가며 읽었다. 따뜻한 선생님, 믿을만한 친구가 다정하고 진지하게 건네는 이야기이다. 마흔이라는 낯선 나이를 지나며 한없이 서럽고, 여전히 불안한 지금의 나. 그런 지금의 나에게 깊은 위로와 울림을 준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다. ​
엄마는 페미니스트 ​ 심장이 쿵쾅쿵쾅! 일상에 힘이 되고 부모 역할에 너무도 충실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소중한 문장들이 여백 많은 백여쪽에 알차게도 담겨있다. 그녀는 이제 나의 작가가 되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애정과 소신. 믿음과 용기가 있는 그녀의 글에 감사한다. _______패드로 옮겨적기 끄읕. 20171026 _______ 책 추천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 잘 하지 않는데 이틀 전, 딸과 아들을 둔 친구에게 권했보았다. 오늘 아침 좋은 책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너무 기분이 좋다.
생일 날 온 책 ​ 선뜻 사지 못했던 책 과감 주문. 장바구니 비우기. 아이 핑계로 예쁜 그림책. 책 사러 마일리지 쌓으며 걷고 또 걷기. 즐거운 생일 행사.
무진기행 ​ 두 편만 읽었다. 흠. 그 시절의 이야기가 재미가 없네 나는. 여전히 (나에게만 있는 기준이겠지만) 그 시절의 분위기가 적응이 안된다.
사랑이 달리다 주말 반나절. 드라마틱한 소설이다.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막장 드라마를 보듯 재밌게 읽었다. ​ 제목이 왜 사랑이 달리다 일까. 달리다는 알겠는데 사랑은 잘 모르겠다. 9월의 시작을 달달한 로맨스로 하려고 했는데 큭.
베를린일기 ​ 일기는 (나에게) 편지만큼이나 특별하게 느껴지는 형태의 글이다. 투덜대는 건지 그냥 건조한 문장인지 초반에는 이걸 끝까지 읽게 되려나 싶었는데. 다행히(?) 결국(?) 구십일의 일기를 모두 읽었다. 여행 중반을 지나면서는 그의 남은 날 들(90- 어제까지)을 계산하며 내가 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역시 난 쉬운 독자임이 분명하다. 한 때는 이 더러운 세상(=한국)을 떠나 차라리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게 낫겠다고도 생각했다. 그 시절 내내 바라던 그 마음들이 오랜만에 다시 떠올랐다. 조금은 달랐지만. 태어난 곳이 아닌 곳에서의 삶은 어떨까 상상한다. 낯선 곳이어도 결국 사람사는 곳은 다 같다는 문장도 나란히 놓아본다. 다른 사람의 일기는 재밌다. 아주 비밀일기가 아니어도. '민숙&#039..
바깥은 여름 습하고 뜨거운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오늘, 바깥은 여름 중에서도 힘들고 싫은 여름이었다. ​ 불편하고 아픈 삶의 일면을 애써 피하는 나에게 소설은 말한다. 그래도 어느 만큼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냐고. 그래서 그 덕에 이렇게 소설을 겪는 동안 (안전하게 앉아서) 비극적 삶에 대한 저항력을 조금씩 키우게 되는 걸까. 각 단편은 주인공도 배경도 다르지만, 무언가를 잃는 누군가의 이야기이다. 아이를 잃는다. 상상한 적이 없다. 상상 마저도 두렵다. 나는 이제 아이 손을 더 꼭 잡는다. 오직 두사람에서도 그렇고, 아이는 모든 부모의 심장이다. 심장을 잃고 사는 부모의 삶은 죽음이고 만다. 강아지를 잃었다. 어딘가에 꼭 내려 두어야 했던 내 마음을 내려 놓을 유일한 곳. 강아지의 선택이었지만, 결국 그리되리라는 ..
편의점 인간 ​ 문장을 있는 그대로 읽으면 편의점에서 태어나 편의점 인간으로 사는 사람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그러다 가끔씩, 가만... 하고 생각하다보면 작가의 의도가 숨겨진 의미가, 그리고 내 주변에는 어떤 사람이? 하는 물음표가 불확실하게 떠오른다. 사회부적응자라고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은 나도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표현으로 나 자신을 세상과 떼 놓기도 한다. 물론 소설 속 기준에 따르자면 나는 '보통'의 인간이겠지만. 자신의 기준, 혹은 세상의 기준 중 어느 쪽이라도 택하는 행위 자체가 결국 어떤 소용을 다할까. 소설의 주인공을 현실에서 지인으로 가족으로 겪었다면 차라리 그만하면 다행이다 생각하면서도 내내 아슬아슬했을것이다. 그 아슬함의 경계 위에서 몸의 소리를 따라 사는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