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나에게) 편지만큼이나 특별하게 느껴지는 형태의 글이다.
투덜대는 건지 그냥 건조한 문장인지
초반에는 이걸 끝까지 읽게 되려나 싶었는데.
다행히(?) 결국(?) 구십일의 일기를 모두 읽었다.
여행 중반을 지나면서는 그의 남은 날 들(90- 어제까지)을 계산하며 내가 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역시 난 쉬운 독자임이 분명하다.
한 때는 이 더러운 세상(=한국)을 떠나 차라리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게 낫겠다고도 생각했다.
그 시절 내내 바라던 그 마음들이 오랜만에 다시 떠올랐다. 조금은 달랐지만.
태어난 곳이 아닌 곳에서의 삶은 어떨까 상상한다.
낯선 곳이어도 결국 사람사는 곳은 다 같다는 문장도 나란히 놓아본다.
다른 사람의 일기는 재밌다.
아주 비밀일기가 아니어도.
'민숙'은 일기를 아주 재밌게 쓰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훗.
소설을 한 번 쯤 읽어보려고 한다.
에세이 다음으로 소설을 읽는 것이
이번에는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