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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산책 내가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는 백 가지쯤 되는데, 1번부터 100번까지가 모두 ‘눈’이다. 눈에 대한 나의 마음이 그렇게 온전하고 순전하다. 눈이 왜 좋냐면 희어서, 깨긋해서, 고요해서, 녹아서, 사라져서. __ 첫 장의 첫 문단을 읽자마자 이 책에 반해버렸다. 다음 문장이 너무 궁금한데, 읽고나면 잃게될까 책을 덮어버렸다. 시를 잃고 산책을 하던 이의 아름다운 시간이 문장이 되어 내 앞에 툭툭 떨어진다. 나는 그저 주워든다. 마지막까지 너무 아름다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잃음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고 이전의 내가 아닌, 그래서 나인 ‘나’로 따라 걷는다. 온전하고 순전한 아름다움이 내 마음에 가득이다.
기질에 맞게 하브루타 하라 어쩌다 보니 읽게 되어 성격 유형을 평가해보았다. 우리의 아이가 맞음. ㅋ 토픽을 깊게 다루는 책을 충분히 보고 난 후에 융합의 과정은 내 몫으로 두고 싶다. C.
최고의 공부법 - 유대인 하브루타의 비밀 선생으로, 선한 영향을 계획하는 사람으로, (어쩔 수 없이) 엄마로서도 공부하게 만드는군. 자료 조사중. 교육에 관한 단어들은 하나같이 가볍지 않아서 그렇게나 교육서와 양육서를 읽었는데도 좀처럼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지 않는다. 공부가 즐거울 수 있는 길은 딱 하나다. 자기가 좋아서 할 때. 질문과 답으로 성장시키는 일은 쉽지 않기에 의미가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긴 호흡으로 교육의 시간을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도 교사도. 그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게다가 나 혼자 해서 완성될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고민한다. 고민이 길어지고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계속 시도한다.
책장의 정석 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신호가 강력해진다. 이번에 하는 정리는 그이와 같이 하려고 마땅한 시간을 기다리는 중. 분류하고 선별하는 것보다 마지막에 버리는 일이 역시나 문제가 될듯하다. 그간 많은 자발적 세뇌를 통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혹독하게 해낸 결과 나는 이제 잘 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아직 ‘일단 둬봐.’ 단계의 그이는 어떨지 모르겠다. 아이가 청소년이 되는 시점이니, 아동용 책들도 정리하고 우리 책장과 합칠 필요도 있겠고 암튼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책정리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 두둥. 정리의 이유가 새 책을 더 들이기 위함도 있지만 책 또한 물건이니 내 놓을 수 있어야 한다. (나 자신에게 또 말하는 중. 아직도 트레이닝 중 ㅎ) 이고지고 사는 삶이, 나이가 들어도 그런 ..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 자료를 찾아야 해서 고른책인데, 엄마의 롤이 커지는 독서시간이 되버렸다. 이제 열한살 아이의 엄마이니, 책 속 모든 문장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일. 하지현 선생님의 글은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그러는 것이 좋다, 보다는 그러는 편이 너에게 유익할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준다. 다른 책을 읽을 때도 비슷한 감상. 든든한 아군의 지원이 느껴졌달까. 아이의 사춘기. 나도 그랬어, 하는 말 말고는 다른 할 말이 없으면 어쩌지 싶을 때. 괜스레 만반의 준비가 필요할 듯한 조급함이 들 때 이 책으로 숨어들 수 있지 않을까. 아이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도 같다.
책에 바침 아, 이 책은 사서 읽고 책꽂이에 따로 모아둬야 하는 ‘책에 관한 책’이잖아. 짐작못한 바 아니었으나, 도서관 신착도서에 막 자리잡은 이 책을 못본체 지나칠 수 없었다. 술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특히 글 좀 쓰는 사람들로 하여금 책에 관한 책 내지는 책을 소개하는 책을 쓰게 만들어,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온갖 책을 읽어대다 한 번씩 지칠때면 이런 책을 손에 들고 슬슬 넘겨 읽으며, 역시나 내 사랑이지 내 길이 여기지 맞아 그렇지 하고는 흔들리는 마음을 달래 앉히며 쉬어가게 만드는. 다시 쌓아둔 책들 앞으로 걸어가 책등을 만지며, 넘치는 애정을 표현하고자 새 주문을 하게 만드는. 빠질 수 있어 영광인 술수다. 얼마전 동네에 화재가 발생하여 급하게 현관 밖으로 뛰어나간 적이 있었고, 다시 들어와 ..
매일 만들어 먹고 싶은 식사빵 베이킹이 하고 싶은 이유는 여행지가 어디든 빵집부터 검색하는 우리이고, 계량과 절차의 영역이라며 나하고 잘 맞을 거라 그러고, 직접 만들면 따끈한 기운과 고소한 향도 온전히 먹게 될테고… 🥐 여지껏 시작하지 못한 이유는 대단한 장비를 갖추기, 미세한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하니 먹을 걸로 장난치면 안된다 하는 부담이 너무 커서. 주방의 일은 글보다는 직접 체험으로 배우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유튜브 보다는 책으로 전체 과정을 보아두는 편이 익숙한지라. 강력분, 아! 그런데 온도와 습도 변인이 너무 많다아…. 어려워. 재밌게 보았는데, 이번에도 도무지 ‘이제 해봐야지!!’하고 결심이 서질 않네.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빵집을 방문할 것 같고요. 🍞 그래도 미련이 남으니 오븐의 열기가 포근하게 느..
어쩌면 스무 번 편혜영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났다. 편하게 침대에 앉아 한 두편 읽고 자려 했는데 잠을 설치고 말았다. 사람이 무섭다. 그 두려움이 점점 더 짙어질수록, 속 모를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을 보게 될수록 나는 말을 잃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영원히 숨을 수 없는데 어쩌나,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뭐든 할텐데 어쩌려고 이러나. 끝의 끝에 가면, 결국 살게 하는 것도 사람일 거라는 걸 알고 있다. 내가 먼저 살게하는 사람의 말을 해야한다는 (누가 지우지도 않은)책임의 부담을 모르는 척 할 뿐. 3단에 놓은 선풍기가 오른편에서 돌고 있다. 민소매를 입은 팔이 서늘한데 왼쪽 목 뒤에서 땀이 흐르니 선풍기를 끌 수도 없다. 땀방울이 사라질 때까지 서늘함도 소음도 모른척하고 만다. 마지막 문장을 아무리 읽어도 해결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