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책읽기

(53)
아들과의 대화법 어느날 어느 저녁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이 상했다. 꾹 참았다가 늦은밤 침대에 누울 시간이 되어서야 눈물이 터진 날이 있었는데, 그 날이 새고 낮에 온 그이의 문자.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책을 담아두었는데 몇 권 골라서 같이(?) 읽자고. 그 중 한 권이다. 훗. 정답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그리로 가는 내가 모르는 길을 배우는 심정으로 주문. 그런데, 음..... 나는 이미 잘하고 있는데?! 큭. 독후 분위기가 자존감 상승으로 귀결되고 있다. 눈에 쏙 들어오는 관계의 5단계는 (모든) 관계를 심플하게 바라보게 해주었고, 아들의 연애에 대한 가이드는 명심하기로 했다. 존중파티는 여전히 잘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여러번 반복해 들어서인지 지난번 보다는 익숙하게 느껴지고. 아이를 보며 ‘어느새 이..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작가의 이름을 기억. 잘 쓰는 작가들이 어쩜 이리 내 주변에 자꾸 등장함?! 조해진 작가와 함께 올해의 발견이어라. 소설들의 주인공은 이상한 사람들이지만 전혀 낯설지 않고. 왜 이렇게까지 할까 싶으면서도 나는 너무나 공감을 하며 따라 가고 있는 것이다. 소설은 시대를 담기에 필요에 의해 과거를 조사(?)할 때 혹, 낯선 나라의 지난 세계를 알아볼 때 그만한 것이 없다 생각하곤 했는데. 이 책은 대한민국의 지금, 특히 젊은자들( 으, 젊은이, 이 단어를 이렇게 남 얘기처럼 쓰는 거 무지 피하고 싶은데 내 삶과는 조금 빗겨있는 기분이 들었으니... 꼭 나이때문 아닐거야. 회사를 다니고 있지 않아서 였을지도. 무튼.) 의 하루 하루가 너무나 잘 그려진 소설이다. 시간이 좀 흐르고 나면 누군가에게 꼭 필..
아무튼, 문구 나의 어느 시절에 나도 그랬는데... 하면서 읽게 되는 문장들. 과거의 나는 그즈음 어딘가에서 멈추었고 김규림 작가는 큰소리로 웃으며 헤치고 나아갔다. 더 나아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법의 문장들이 현실로 등장한 책이랄까. 대리만족이 엄청났으며, 언급된 문구의 상당수가 손 닿는 거리에 있어서 내심 뿌듯했고. 즐거웠다! 덕분에 이름을 몰라 헤매이던 바로 그, 비망노트를 70권 주문할 수 있었고, 누군가에게 새로운 선물도 하게되었다. 이번 주말엔 큰 상자에 담아두었던 지난 다이어리들을 꺼내 눈에 보이는 곳에 둘 예정이다. 내가 사랑하는 일, 내가 즐겁게 하는 일을 과거 어느 때의 흔적이 아니라 현재의 액션으로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문구를 찾아 헤매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에게 이거다 싶지 않..
달러구트 꿈 백화점 좋은 이야기이다. 판타지인듯 실제인듯 완벽한 설명을 줄래줄래 따라 꿈백화점으로 들어가 페니와 함께 달러구트를 만난다. 꿈에 대한 새롭고 깊은 생각들이 단단하게 무장하고 있어 어쩜 이 이야기를 읽는 모두에게, 각기 달라도 반드시 존재할 공감포인트가 있을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만난다. 자신의 어떤 꿈을 떠올리고야 말 것이다. 나역시. 잠든 뒤, 그 뒤의 세계가 사실은 더욱 시끌벅적할 수 밖에 없잖아. 너무나 잘 꾸려져있어 그대로 믿어버리고 다행이라고도 생각한다. 곧 영상으로도 보게 되지 않을까. 다들 어서 그 전에 책을 읽으라…… 트라우마를 꿈으로 꾸는 이야기는 오래 읽었고, 마음을 달랬다. 잠을, 꿈을 사랑하는 나에게 의미있는 소설이다. 인간은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자꾸 잊지만. 원래는 그런 것같다.
킹세종 제 2장에 가서야 속도가 붙었다 반포에 이르기까지 작가에겐 아끼고 조심히 다루며 경외의 증거를 조금씩 꺼내보이는 시간이이었지만, 나로선 이미 수십년간 담아온 존경과 고마운 마음이 그보다 오래전부터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머리말과 맺음말에 한국인의 양해를 구하는 문장들이 인상적이다. 세종 대왕은 세상에 드러날 위대한 인물이나 영어로 말하는 자의 찬미가 다수에겐 아마 더 효율적일테니 ... 아무렴요, 이해하고 이해합니다. 영국엔 셰익스피어와 해리포터가 있고 우리에겐 세종대왕이 있다. 훗!
소소하고 밀밀하게 경주는 섬세하게 정성껏 돌보는 느낌이 드는 여행지다. 겨울이 깊던 첫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며 다른 계절에 또, 꼭, 오자 마음 먹고 다시 찾은 3월의 끝. 기대하지 않았던 벚꽃까지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 줄을 서 찻길에 머물렀던 시간마저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여행지에서 우리가 꼭 방문하는 동네서점. 이번엔 소소밀밀, 그림책 서점을 찾았다. 작은 공간은 고르고 고른 책들로 채워져 있었고, 무엇보다 주인장이 그려낸 그림들이 한 쪽을 가득 채운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서점의 주인 두 분이 쓰고 그려낸 경주 산책기이다. 그림은 포근하고 글은 편안하다. 책의 만듦새도 그 곳과 닮아있다. 맛집은 검색으로, 역사 정보는 불붙은 아이의 설명과 해당 장소의 소책자로, 운좋게 이런 책을 만나면 그 장소에 대한 몽글..
아무튼, 식물 사람보다 사랑스러운 식물 초록 초록에 위로 받는 시절은 부지런함과 끝없는 애정의 보답. 동물도 식물도 사람을 먼저 저버리는 법은 없지.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이 그렇다고하면 말이라도 붙여볼까 싶고. 무루 작가의 sns를 팔로우 하고 있다. 그의 피드는 콘트라스트가 진하게 적용된 느낌이다. 잔잔하지만 또렷한 인상을 남기는 분이라 생각했다. 단단한 심지가 문장에 뿌리를 내린 듯, 안정적이고 얽메이지 않으려는 마음 덕분에 자유로운 분위기가 맺히는 글이다. 책을 시작하며 연필을 딱 들고 앉았는데 를 읽는 순간 줄 긋고 이래서 될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연필을 내려놓고, 읽고 또 읽는다. 필사 노트에 일부 옮기면서 아까 찜한 문장이 분명 여기 어딘가 있었는데 하면서 어느새 다른 문장에 빠져 있다. 일상과 엮인 그림책 이야기는 그 책을 알아도, 몰라도 좋았다. 몇몇 이야기는 너무 잘 짜여져서 꽉 찬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