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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1

소소하고 밀밀하게

경주는 섬세하게 정성껏 돌보는 느낌이 드는 여행지다.

겨울이 깊던 첫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며
다른 계절에 또, 꼭, 오자 마음 먹고
다시 찾은 3월의 끝.
기대하지 않았던 벚꽃까지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
줄을 서 찻길에 머물렀던 시간마저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여행지에서 우리가 꼭 방문하는 동네서점.
이번엔 소소밀밀, 그림책 서점을 찾았다.
작은 공간은 고르고 고른 책들로 채워져 있었고,
무엇보다 주인장이 그려낸 그림들이 한 쪽을 가득 채운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서점의 주인 두 분이 쓰고 그려낸
경주 산책기이다.
그림은 포근하고 글은 편안하다.
책의 만듦새도 그 곳과 닮아있다.
맛집은 검색으로, 역사 정보는 불붙은 아이의 설명과 해당 장소의 소책자로, 운좋게 이런 책을 만나면 그 장소에 대한 몽글 몽글한 마음을 담고 출발하게 될 것이다. ㅎ

아름다웠던 경주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그 곳을 걷는다.

경주가서 살면 어떨까.
좋은 걸 보면 흔들리는 게 특기인 나는 책을 덮으며 말해 본다.
가서 살아보면 어떨까.
속초가 그랬고, 경주가 그렇다.

여행지를 다루는 책들이 많지만
한 번, 두 번 찾게 되면 이렇게 애정 가득한 이야기까지 전해 듣게 되고
그러면 결국, 다시 그 곳에 갈 생각을 하고만다.

다음엔
가을이면 더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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