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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의 두 번째 책. 서둘러 책장을 넘기고 싶은데, 스쳐 읽을 수 없는 문장들이 눈길을 잡아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마음은 급하고 손은 느리게 움직이던 시간. 너무나 구체적이고 세세한 기억인데, 그 어느 것도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추상적인 일상이 정원에 가득하다. 손에 잡히지 않는, 손끝 감각에 살아 숨쉬는 고스란히 걸려있는 현재이고마는 기억들. 글 속에 새겨진 그녀의 삶은, 사랑 그 자체가 된다. 분명 완전하지 않았을 그 사람은 기억 속에서, 그리움 안에서 온전하게 다시 태어난다. 글로 내가 남겨지는 상상을 해본다. 실은 나의 오랜 바람이고, 꿈이었다. 한 때는 그랬다. 내 시간의 끝이 더이상 달라지지 않게 되어도, 나의 이야기는 나이를 먹어가는 상상. 지슬렌은 어떨까. 떠난 이에겐 실은 ..
오늘부터 돈독하게 디딤돌이 흔들릴 때.
숲속의 자본주의자 느긋하고 자유로운 일상. 작가의 오늘은 앞선 무수한 선택들의 결과이다. 다름을 통해 배운다. 그저 ‘나’로 사는 삶의 존재는 위로 뻗는 자유를 누리는 나무들 만큼이나 단단하고 멋지다는 것을. 의미를 찾아 떠나지 않아도, 돌아보면 남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무거운 나를 덜어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 속 어떤 문장들을 지나며 나를 발견한다. 한 때는 위대한 책들의 힘이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맞지만 내가 마음을 열었기 때문이지 싶다. 그렇기도 하다.
방금 떠나온 세계 작년에 쏟아진 김초엽의 작품들이 이제 한 권 남았다 나는 소설집이 더 좋다 정리하느라 다시 읽으니 물음표가 자꾸 생겨난다 생각하고 머무르게 하니 이 책은 소중하다. 수많은 설정은 모두 사실일까 그렇지 않다해도 그 이야기들이 진실을 담지 않았을리 없지. 문장 노트도 쓰고 텍스쳐에도 찍어두고 굿노트까지 동원.
에코 미니멀 살림 연습 살림의 환경은 저마다 다르지만 살림책은 주기적으로 한 번씩 읽게 된다. 잘 하고 있는 지 셀프 점검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우기도 하고. 이번엔 성장하는 아이 맞춤으로 편백수를 주문해보았네. 그리고 여전히 격렬히 더 비우고 싶다.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그러니까 ‘우리들의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인 것’에 대한 이해를 나누는, 전하는 글이었다. 제목을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혹은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이리 저리 바꾸어 소리내 읽어보며 책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과감한 하얀색 표지만큼이나 정갈한 글이다. ‘모국어’ 앞의 ‘우리들의’를 알고나니 근사한 제목이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공연 예술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많지 않으나, 그 곳의 이야기를 듣는데 있어, 그간의 거리감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낯선 경험은 즐거웠다. 아름다운 문장을 부지런히 길어올린다. 산문이 이런 거라면, 내 평생에 한 권의 산문집을 낼 수 있을까. 공부를 정말 많이 해야겠구나, (그럼 되기는 할까 과연) 읽고 배울 책들이 너무 많아 다행인 ..
나의 캠핑 물건 물욕에 불을 지르는 스느스만 보다가 중요한 몇가지를 나열한 책을 보니 정돈이 되는 기분. 사고 싶은 물건이 많지 않지만 필요한 건 많은데 (읭?!) 고민하는 과정이 즐겁다. 의식주를 이동하는 일이라니 더욱 신중하겠다! 집의 확장이라니, 좀 더 서두르겠다?!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팩이 아니고 페그.라고 말하면서 힘을 좀 줘야 하나 :)
일기 황정은 작가의 에세이 . 너무 좋은 책이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꾸준히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이들의 기록을 잠깐씩 들여다보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새로운 세계를 우연인 듯 만나게 되고, 그래서 어제와 다른 나의 일기를 쓰게 되는 것이 독서의 기쁨일 것이다. 작약의 향기를 맡으며 써내려간 문장을 자신만 알아볼 수 있다던 이야기는 너무나 그림같았다. 작가이기에 향기를 문장에 저장해둘 수 있구나. 마음에 들었어. 담담하게 일상을 살아가는데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용감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어. 소리내어 말해야 든든하다던 근육들이 오래오래 버텨주길 바란다. 책장에 모셔둔 작가의 소설을 드디어 읽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