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566)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111. 하지만 무지의 이면은 놀라움이고, 나는 놀라움에 능숙하다. __ 앞 뒤의 사연이 따로 있지만 문장만 놓고 보아도, 무지를 인정하는 새로운 발견이 마음에 든다 놀랄 일이 많아 삶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길 바란다. __ Late migrations A Natural History of Love and Loss 사랑과 상실의 자연사. 영어 제목이 이 책을 짐작하기 더 나은 듯 하다. 한글 제목은 어디서 왔을까 내내 궁금했는데, 엘라 피츠제럴드의 노래 가사인 모양이다. 그 문장은 그것대로 슬프지만, 아버지와 어머니가 춤을 추는 장면을 담은 노래라면 나라도 평생 못 잊지. 작가의 이름이 맨 아래 위치한 있고 가계도나 ‘외외외’가 붙는 가족이라기엔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구성원들의 존재는 부담이고 무거웠다. ..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21. 언제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인생은 변화할 수 있으며, 그렇기에 언제나 희망이 있다. __ 변화의 가능성에 마음을 열면 희망이 생긴다. 변화를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부모에게 아이의 자존감이란 어렵고도 험한 과제. 실은 아이까지 갈 것도 없이 부모 자신의 자존감부터가 그렇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각자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배우며, 책임감있게 살 때 가능하다. 모르지 않지만 잊지 않기위해 책을 읽고 밑줄을 반복하며 배우는 시간이 계속 필요했다. 요령을 익히고 적용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 연약한 나를 단련하는 훈련의 기회를 갖는다. 돌아서면 어느새 다시, 처음이 되고마는 부모 노릇에 위로를 받고 지혜를 얻는다. 두고두고 함께 갈 책. 이중 하나는 거짓말 30. 채운은 뭉치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그러곤 나지막이 속삭였다. - 세상에 우리 둘뿐이야. 알고 있지? __ 세상에 ‘우리 둘’이 존재함으로 안도하는 순간을 얻을 수있다면, 운이 좋다. 뭉치와 용식이의 이름은 채운, 소리, 지우 만큼이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한다. 사람이 아니라서 온전히 ‘둘’이 되었을 것이다. 생명의 길이, 사랑의 밀도가 하나의 줄에서 양 끝을 잡고 있던 걸까. 사랑이 짙어질수록 둘인 시간은 줄어든 것 같아 슬프다. ___ 하나의 거짓말을 가려내기 위해 암울한 참을 견뎌야 한다면, 열여덟의 거짓말을 모른척 해주고 싶다. 암울한 고통이 그들의 잊을 수 없는 시기를 차지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__ 채운 엄마가 마지막에 한 말은 하지 않았어야 한다. 무겁고 답답해 화가 난다. 마이너 필링스 177. 그러나 나는 그 아이에 대한 내 기억도 신뢰하지 않는다. 그때를 하나하나 세세히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애를 나쁘게 또는 낭만적으로 묘사하기 쉽다. 그 애를 관념화해버리기 쉽다는 말이다. ___ 내가 감히 이해할만하다 할 수 있을까 나의 감정이입이 포개질 수 있을까 애초에 그게 가능하긴 할까. 나고 자란 땅에서 익숙하게 듣고 말하며 특정 시절에 감정적, 자발적 소수였을 때를 제외하고는 마이너의 경험이 많지 않다. 어쩌면 모르고 지났을 어려운 일이나, 책을 처음 샀을 때와 달리 듣고 싶어 다가가니 어렵게 읽히지 않는 솔직한 글이다. 거침없다. 예술가들이 가진 날이 바짝 선 기운은 선망의 대상이기도 두려움을 일으키는 근원이기도 하다. 그들의 시선을 거친 개인의 일상, 사회의 현상, 역사적 사건들.. 페이지 처치 #68. 기도의 응답은 기도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기도의 응답은 고백대로 된다. ___ 아침에 쓴 기도문을 열어보니 ‘사랑의 하나님’으로 시작한다. 언제나 나는 사랑의 하나님께 기도했다. 부족한 사랑을 넘치는 그분에게서 찾아 왔구나. 나는. 나의 하나님의 내가 믿는 구석이시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응석받이로만 남을 수 없으니 하나님을 닮아가며 담을 수 있도록 낮아지는 내가 되기를 다시 한 번 사랑의 하나님께 기도한다. 나의 진짜 현실이 무엇인지 바로 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 기도하는 사람으로 살 수 있어서 목적과 방향이 있는 삶이라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118. 내 성적은 3, 4학년이 될 때까지 중간 에서도 약간 처지는 편이었다. 그러나 숙부 또한 국어 산수만 잘하면 창가나 체조는 못할수록 좋다는 엄마의 통신부 보는 법을 무조건 따랐기 때문에 조금도 기죽을 필요가 없었다. ___ 누구나 했던 말들이지만 엄마가 했을 때, 내가 괜찮아지는 말들이 있었다. 그럴 때는 엄마 덕분에 살기가 수월하기도 했다. 소녀는 엄마의 말과 행동을 지켜본다. 본대로 따르기도, 자신의 생각과 견주기도, 그저 보기만 하기도, 어긋장을 놓기도, 이해하기도, 떨어지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엄마의 영향을 받으며 세상으로 나아갔다. 엄마의 의도와 상관없이, 스스로의 의지와도 상관없이. 자전적 소설의 시작이 무려 미취학 아동 시기 일 때부터다. 그 긴 시간.. 고요의 바다에서 19. 이쪽 지평선에서 저쪽 지평선까지 모든 것이 보인다. __ 아주 먼 미래나 아주 먼 옛날이나 보이는 것에 대한 익숙한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다 닮은 세계이다. 지구가 둥글듯, 세계도 둥글어 돌고 도는 게 아닐까. 너무 큰 동그라미라서 그렇지. 그러니 겁먹지 말고 마음껏 상상하면 어떨까 문득 드는 기시감이나 꿈 속 데자뷰, 익숙한 공간에서 갑자기 느껴기는 낯선 공기는 선이 아닌 점으로 존재하는 시간이 잠시 부딪쳐 생기는 일이라고.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떠다니는 것과 다름없으니. (최근에 물리학 책 읽음 주의.훗.) 영상물로 제작된다는데, 과연 그 빛과 소리가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책을 먼저 읽어 다행😝 __ 읽는 사람 프로젝트 이달의 소설, 두번 째 책이다. 7월의 소설이 어리둥절.. 긍정의 말들 31. 그렇게 20년이 흐른 지금, 나는 긍정의 여왕이 됐다. __ 잔잔하게 들리는 소소한 이야기들. 수많은 굴곡을 넘은 이의 여유와 여지로 인함일 것이다. 따뜻한 한끼의 식사를 감사히 먹고 쉬어가나 치열하게 글을 읽고 쓰는 그의 하루하루가 길게 이어지길, 내가 받은 위로에 한 품을 더해 응원을 보낸다. ___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는 시간이 있다. 하지만 잠시 머물다보면 그 시간의 시작은 어제인 듯 느껴진다. 그이를 만난 지 26년이다. 쌤,하고 부르는 소리를 들은 지 20년이고 수술하고 다시 잘 살아 온 지 18년 정도? 둘에서 셋이 된 지 14년 이 동네에서 살며 오랜 동네 친구들을 만난 지 10년. 무상함과 무력함, 그 중간 어딘가에 자꾸 주저앉곤 했지만 20년이 지나 긍정의 여왕이 될 수 있다면. .. 이전 1 2 3 4 5 6 7 8 ··· 71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