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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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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너무너무 재밌다. 장류진 작가의 책을 다 읽었는데, 읽고나서 재미없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 다음 책도 분명히 재미가 있겠지! 문장이 한 줄 한 줄 넘어가는 걸 따라가면서 소리내서 깔깔거리고 웃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혼자만 아는 미소가 아니라 옆 사람도 들리는 깔깔 웃음소리. __ 사람들 사는 모양이 다 그렇다. 다 비슷해. 죄다 다른 사람들인데 말이다. 보고, 듣고, 읽고, 살피고 나니 결국 다들 비슷하구나. 다 아는 일이었지만 다시 알게 되는 과정은 단정도 확인도 아닌 발견이고 실감이다.
내향형 영어의 비밀 영리한 기획이다. 작가는 영어에 대해, 인간의 성향에 대해 말하는 데 있어 전문가다. 우리 나라 사람들의 평생 과업인 영어를 조금씩 목소리를 키우는 내향형들의 편을 들어가며 너희들의 방식으로 공부하자고 격려한다. 내향형과 외향형에 대한 앞부분의 글은 쉽게 잘 읽혔고, 영어와 엮지 않았어도 흥미롭게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영어 공부에 관한 부분은, 아니 공부에 관해서는 정도는 없으니까 필요 정도에 따라 활용할 수 있고. 학습서나 안내서 등의 책에 늘 관심이 있는데 목차만 보고도 피로가 쌓이는 ‘깨부수기’류의 학습 안내서가 아니라 더 좋았다. 오랜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책을 읽으며 페이지를 열어두고 떠오르는 물음표를 적어보았다. 1. 롤모델.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롤모델이 있는가? 그 사람의 어떤 면을 따르고 싶었는가? - 좋아하는 사람, 멋지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있었지만 인생의 롤모델로 삼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도 그러길 바라는 모습들이 있어지만, 그들의 구체적인 모습을 가져오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진 않았으므로. - 나는 되게 내가 괜찮다고 생각한걸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따라하기는 싫었던? 혹은 어려웠던 걸까, 왜. - 괜히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나의 부족한 실행력이 걸림돌처럼 느껴진다. 겁이 많다 많다 인간 겁쟁이 자체같다. 응 아니야. 2. 통제와 자유. 자기 자신을 제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로와진다는데, 내..
평범한 결혼 생활 평범하잖아… 라는 말로 나의 삶을 설명하기도 한다. 자랑삼아 떠들 별 일이 없기도, 가끔 스스로가 무료해 심심하고 따분하기도, 큰 굴곡이 없는 일상이 그저 반복되고 있음을 떠올리고는 그런다. 좀 밋밋하기도, 멋짐이 쏙 빠진 듯도 할 때 하는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자랑 끝에 걸린 공허함을 눈치채거나, 몸이 부서지도록 고생하지 않고 밤을 맞거나, 잠자리가 병원이 아닐 때면 그 말은 손에 담기도 조심스럽다. 감사하기만 한 나의 일상들. 평범이 평온의 가까운 말이기를 바란다. 헤쳐갈 길이 평탄하기를 바랄 수 없으니, 함께 겪으며 서로에게 위로를 구하고 기댈 자리를 내어주며 그 덕에 잠시라도 평안할 수 있기를. 그이와 나는 우리가 함께 살아온 삶을 평범했지, 하는데 둘이 소리내어 그 말을 할 때는, 그래서 너..
열다섯 번의 낮 낯선 환경에서야 떠오르는 상념들이 있다. 나를 낯선 곳에 던져 놓으면 비로소 깨어나는 나의 일부가 반갑기도 하고 집순이에게 잦은 일이 아니니 좀 서운하기도 하고 그렇다. 외국에서의 생활, 여행 아닌 타지에서의 먹고 자고 입고 흘려보낸 시간들은 한 사람의 삶에서 큰 자산이다. 외부인으로서의 경계가 점차 현지인의 시선을 닮아갈 즈음, 그럼에도 좁혀지지 않는 간극에 상처받을 즈음, 나고 자란 곳과 다른 세계를 원초적으로 느낄 즈음, 의무와 경조사에서 벗어난 만큼 외로움을 견뎌야 할 즈음, 말이 통하지 않아 가슴이 막히거나 아무말이나 해도 제대로 들을 이 없으니 통쾌할 즈음… 낯선 시공간에서 버틴 대가는 삶의 어느 순간도 살아낼 수 있는 용기로 보답 받는다. 여기선 안되는 걸까. 단조로운 일상에 의미를 찾겠다고..
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 한글 제목이 찰떡이다😅 극한 감정 노동의 직업 서점 주인. 서점을, 책을 꾸리고 있는 사람의 성정이야 짐작 그대로인 경우가 들어맞을텐데 손님은. 사람들 정말 지겨와.
나, 버지니아 울프 가끔 궁금하다. 예술가들이 살아낸 휘몰아치는 인생이 애초부터 예술가의 몫이었는지, 그런 인생을 산 때문에 마치 대가로 작품을 남기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스스로 광기라 표현한 순간들을 사느라 팔 다리가 침대에 묶였을 때의 절망은 얼마나 깊었을까. 그럼에도 써야만 하는 운명으로 몸이 달아오를 땐 얼마나 환희에 찼을까. 내가 짐작할 수나 있을까.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이들에게 모두의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부분은 눈감고 보고 어떤 어김은 못 들은체 한다. 그마저도 그들이 죽은 뒤의 일이 되었지만.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읽다보면 자주 멈추곤 했다. 그러다 잠이 들기도 했는데, 잠이 들면 꼭 꿈을 꾸다 깨버렸다. 그녀의 삶을 주변의 여러 인물들을 거쳐 읽고나니 영화를 한 편 보고난 ..
작별인사 죽음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든다. 아주 먼 미래의 인간 아닌 존재들, 그들을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을 다 빼고나면 남은 이들끼리 사람이라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작가가 자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새롭고 인상적이었는데,이 책을 읽으며 깊은 생각들의 시간을 짐작하게 된다.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 이미 동의했지만 기술의 도움으로 장애와 불편을 극복하고 편의를 얻은 우린 이미 어떤 의미의 인간을 넘어서고, 지나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 이용은 현재 일부에게 특권이지만. 극복의 단계를 넘어 향상(혹은 영원)을 목적으로 하고 몸의 일부를, 정신의 일부를 자발적 의지로 고쳐 단다면 그런 이들을 빼고 사람이라 부르게 될까. 이런 저런 질문들, 하염없이 떠오르는 생각들. 과학의 끝은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