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4월 1일 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드디어 7권을 읽었다.
해리포터는 사랑 많은 부모가 되고,
호그와트 행 열차는 여전히 하얀 연기를 푹푹 뿜으며 내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1권을 처음 읽을 땐, 마법 학교를 머릿속으로 그려내느라 같은 부분을 몇번이고 읽어냈다.
내게는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를 추천했다가, 완전 뻥이잖아... 하는 민망한 감상평을 듣기도 했고.
처음 가르친 초등학교 3학년 아이와 마법 주문을 주고 받으며 친해지기도 했다.
몇몇 주문들은 영어 단어를 암기시키는데 아주 효과적이기도 했고...
영화가 나오고 나서는 내가 했던 상상이 스크린에 옮겨지는 것을 찾아보며 열광하기도 했었다.
책이니 영화니 할 것없이 이 마법사들의 이야기는 아무 생각없이 편해 질 수 있는, 쉬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이야기가 나왔지만, 서두르지 않았었다. 아까운 마음이었다.
프렌즈에 나오는 레이첼,챈들러,모니카,피비,로스,조이 (어느 하나를 빼 놓을 수가 없군..) 못지 않게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 그리고 지니와 네빌까지
소중한 친구들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온전히 내게 재미와 감동으로만 다가왔기에 지금도 생각만 하면 흐뭇하다.
7권까지 나오는 동안
아동문학이네 아니네, 신화를 도용했네, 폭력적이네 아니네... 등등의 숱한 논란을 야기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논란속이 그치지 않음에도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전세계 아이들의 마음은 간절해지기만 했다는 것이 아닐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똑똑한 말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관심을 누를 수는 없는 법이니까.
용감한 해리의 귀엽고 당돌한 이미지엔 안타깝게도 키가 생각만큼 크지 않은 래드클리프의 얼굴이 자연스레 겹쳐지고,
(그는 이제 진정 해리에서 벗어나고 싶을지도 모르지만.)
재미난 책으로만 좋아하던 나는 이제 (불행히도, 온전히가 아닌) 절반쯤만 빠져서,
구성과 캐릭터를 놓치지 말아야지 하며 애써 주의 하는 신세가 되었다.
모험기면서, 성장을 담고 있는 이 이야기는
해리의 엄마로부터 시작되어 해리, 그 자신이 가장 잘 행동으로 옮긴 '사랑'을 담고 있다.
어려운 순간은 늘 혼자가 아니었으니 '우정'을 빼 놓을 수 없고.
무작정 악과 맞서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지혜'를 구하는 과정도 들어있다.
아이들에게 살면서 꼭 필요한 것을 알려주고 싶은 건, 어른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이 아이들의 흥미를 놓치지 않았고, 어른의 흥미마저 꽁꽁 붙들어 메었으니
( 네 권의 책을 하루만에 읽어 내기는 쉽지 않다. 종이가 두껍고 글씨가 커도... 암.. 쉽지 않지.. )
작가의 삶 만큼이나 극적인 해리포터의 이야기는 전혀 교훈적이지 않으면서, 분명 훌륭하다.
내겐 정말 쉬는 시간이었다.
다른 생각이 전혀 들지 않던 온전한 쉬는 시간.
달달한 초코쿠키와 흰 우유, 녹차아이스크림에 해리포터 이야기가 있었으니
짧은 휴가를 다녀온 것 같다.
지팡이가 나를 찾아 오길 기다리던가,
머글의 세계로 돌아오던가 ...
'책이야기 > 2005-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멸의 신성가족 (0) | 2011.02.01 |
---|---|
옛이야기와 어린이 책 (0) | 2011.02.01 |
데미안 (0) | 2011.02.01 |
불안 status anxiety (0) | 2011.02.01 |
작가의 집 (0) | 2011.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