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보는 행위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결정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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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이제 좀 지루하다.
보는 것으로부터
세계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가늠한다니
새로운데.
존 버거의 <A가 X에게>는 애정하는 소설이다.
작가의 엄청난 이력에 우주급의 거리감을 느끼지만, 과거의 나는 제목이 근사한 미술 평론에 대한 책을 골라 두었다.
그리고 일단 골라둔 책은 언젠가 이렇게 읽게 되지.
이 책은 작품 감상의 관점, 누드, 유화, 현재의 광고를 들어 미술 (나아가 모든 예술)을 감상하는 방식에 대해 전과는 다른 시선을 권한다.
수십 년 전의 글임에도 시의성이 짱짱하다.
예술은 존재를 자극한다.
작품은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기준과 평가에서 벗어난 순수의 과정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것에 끌리고, 예술을 추앙하며, 작품 앞에 서고 싶은 열망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낳고
그 틈 어딘가에 낯선 내 자리를 내어준다.
소유보다 그 안에 머무르는 즐거움을 선택하는 바람으로 방향을 정한다.
언제 들어도 좋을,
이번엔 조금 비껴선,
예술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