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기도 시간에 그들은 안달복달하는 삶을 초월한다. 다름과 기발함은달콤하지만, 규칙성과 반복 또한 우리의 스승이다. 신에게 집중하는 일은 무심히 행할 수도 없고 베니스나 스위스를 여행하듯 한 철에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화려할 수도, 소박할 수도 있찌만 정확하고 엄격하고 친숙한 의례가, 습관이 없다면 신앙의 실재에(하다못해 도덕적인 삶에라도) 어떻게 도달할 수 있겠는가(애매하게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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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다름, 그리고 머무는 빛> 중의 일부.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네… 하고 말하곤 했다.
이젠
내가 기도할게. 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나의 마음에 물러섬도 주저함도 없다.
신앙의 실재를 경험하기 위해 습관이 필요하다.
기도의 시간을 정해두고
형식이 되어도 멈추지 않고
다 아는 이야기 같은 말씀을 읽어나가는 일들이
하루 일과의 가장 우선이 되도록, 습관이 되도록
노력했다.
(주로) 말로만 하거나 마음에 담아만 두다가
미루지 않고 몸으로 행하면서 일상의 은혜에 민감해진다.
책은 ‘마음 가는대로’ 읽지만 올해는 몇가지 방법을 더했는데 그 중 하나가 한 달에 한 권, 책꽂이의 책들 중에
골라 ‘다시 읽기’다.
1월의 다시 읽기는 눈 덮인 고요한 강가와 어울리는 메리 올리버.
보이지 않던 문장이 건너온 건
익숙한 단어가 모처럼 반갑게 건너온 건
내가 다른 날들 위에 섰기 때문일테다.
다시 읽으며 만난
완벽하지 않아 근사한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