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 그것들이 하나의 확고한 루틴으로 일상에 안착하게 된 것은 내가 그것들을 어느 시점부터 내 인생에 ‘제대로’ 들이기로 선택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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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피가 마를 것 같은 시간이 많았는데
그러는 중에도 일상에 새로운 일들이 들어섰다.
이미 자리를 잡아 아침 루틴이 된 일이 있고
자꾸만 생각이 나는 걸 보니, 곧 그렇게 될만한 것도 있다.
새로운 일이라하면 시도 자체의, 도전 자체의 의미 덕분에 진취적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뽐내지만, 나의 새로운 루틴은 궁지에 몰린 발악에서 피어난 것들이다.
나 자신을 소중히 하라며, 내 눈으로 지켜보자고 시작했기에.
그래서인지 다섯가지 태도 중 ‘성실함’을 오래 길게 읽는다. 이번에는.
초판을 읽을 때는 다섯 가지 태도를 담은 단어가 새삼스러웠고, 감각하며 내 삶에 견주는 즐거움이 있었다.
출판사를 옮겨 10년을 기념해 다시 나왔다고 하니 손뼉치는 마음으로 같고도 다른 책을 사두었고, 작가님의 권유대로 12월에 펼쳤다. 빼고 더해 달라졌고, 두 번째 읽는다해도 기억날리 없을 것이니 당연히 처음 읽는 기분으로 책장을 열었다. 그런데 어떤 이야기들에는 과거의 내가 그 자리를 지날 때 느꼈던 감정이 남아 있었고, 가득히 읽혀 반가웠다. 재독의 즐거움이 이런 것?!.
책을 읽고 아무리 좋았다한들 돌아서면 잊고만다. 그 사실에도 점점 무뎌지지만, 잊기‘도’ 할 뿐이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계속해서 즐겁게 읽고 까먹는다해도 또 다시 읽어야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다가올 새 시간을 기대하는 12월에 어울리는 책이다.
10년이 넘었다.
부러 따지지 않는다면, 그런 줄도 몰랐을 시간이다.
작가님의 건강을 위해 짧게 기도하고 가끔은 하트를 찍고, 새 글을 읽고 지난 글을 다시 읽고, 내 마음을 대신한 문장에 연필로 밑줄을 긋는다.
책이야기/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