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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4

소년이 온다

30. 걱정 마요, 며칠만 일 거들다가 들어갈게요. 정대 찾아서. 어색하게 손을 흔들며 너는 상무관으로 뛰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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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관련 일정 중에 지역 도서관 방문이 있었다. 매년, 그 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을 읽은 어린 학생들이 작가와의 시간을 갖는단다. 내내 차분한 표정의 한강 작가는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며 웃고 있었다. 그 어떤 일정보다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던 것 같다.

학생들의 인터뷰, 작가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인간에 대해 알 수 있었다는 감상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분위기가 너무나 부러웠고, 책으로 갈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신뢰가 견고해졌다.

작가가 이 소설을 울면서 썼다는 말을 듣고 나는 겁을 먹었다.
그런 말 없이도 나는 툭하면 우는데 너무 슬프면 어쩌지 했다.
무서운 시간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까 두려웠다.

한강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내게도 기쁨이었다.  
그는 강한 사람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 이의 글이라면 슬프고 두려운 문장에 그치지 않겠구나, 그렇다면 첫 책은 이 책이어야했다.

소설은 술술 읽힌다.
그럼에도 읽히는대로 읽어나가기 저어되어 하루에 한 챕터씩만.
아주 먼 나라의 허구인 소설로만 읽었다면 대단한 이야기, 손에 꼽을만큼 재미있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마지막으로 들었던 소리는 내가 아는 말이었으니, 지금의 현실에 끌어와도 이질감없으니, 나는 이 소설이 재미있지 않다.
다만 가까운 이들에게 함께 읽자 권할 것이다.



타국의 어린 학생들은 인간의 어떤 면에 대해 알게 되었을까.
인간이 인간을 알아가기란, 인간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가능하기나 한 걸까.  

그러니
어느 한쪽이 누군가를 알고자 한다면 정성인것이다.
이해해보겠다 달려든다면, 사랑일 것이다.

먼저 정성을 들이고, 앞서 사랑을 흘려보내려면 강해져야 한다.
그러고 싶다가 아닌 그래야겠다, 는 마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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