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어른이네.
- 어른이지.
여기까지 읽고, 책을 잠시 엎어두고는 유튜브에서 ”love hurts” 를 검색했다. 킴 딜이랑 로버트 폴러드가 부른 영상은 오래 전 것이었고 아날로직한 음향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아주 어릴 때 전축에서 흘러나왔던 것 같은 노래. 침대에 반쯤 기대 누워 선풍기 바람을 쐬며 노래를 듣다가, 내 귀를 의심하며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안녕.” 이라고 했는데! 방금!
가사 지원이 되지 않아 바로 확인이 안되었지만, 굳이 노래를 멈추어 앞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았다. 빗소리와 섞이며 여름밤에 어울리는 곡이었다. 노래가 끝나갈즈음 다시 책을 펼쳤는데,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주인공이 나와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안녕”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노래였다.
___
나는 마음이 급한 사람인데
소설은 내 팔을 끌며 멈춰 세운다.
그렇게 멈추어
울기도 하고 음악도 듣고 읽다만 부분을 꿈 속에서도 이어 읽는다.
___
도서전에 가지 못했지만
초판 구입에 성공.
아껴두고 일부러 모른척도 하다가 하루에 한 편씩 읽었다.
익숙하게 그려진 집으로 걸어들어가 각방에서 흘러나오는 다른 음악들을 들으며 의자에 앉기도, 창가에 기대기도, 다리를 모아 바닥에 자리를 잡아보기도 한 것 같다. 그 집이 음악소설집 💚
작가의 이름 하나하나가 반갑고, 인터뷰까지 작품만큼이나 선물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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