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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갈까봐 - 4. 방니앙 마켓 / 뱀부뗏목 투어 까오락은 역동적인 분위기의 관광지라기보다 해안을 따라 리조트가 늘어선,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가진 지역이다. 어딜가나 붐비지 않고, 상대적으로 길게 머무르는 여행객이 많은 느낌이고, 쇼핑과 시끌벅적을 즐기지 않는 우리에게는 잘 맞았다. 그래도 지루할까봐 넣은 외출 일정. 둘째날 섬투어, 저녁엔 마켓 외출, 마지막 날 뱀부 뗏목 타고 유유자적 정글 탐험. 1. 방니앙 마켓. 까오락에 머무는 동안 두 번 방문했는데, 비오던 날(도 운치있었지만) 첫 방문보다 쨍했던 둘째 날이 훨씬 활기차고 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로띠, 스띠키라이스, 팟타이, 꼬치 그리고 망고망고망고🥭 기념품 샵에서 아로마 스틱을, 만남의 광장 같은 세븐일레븐에서 차랑 수박맛 호올스, 꿀, 라면 등 이것저것 샀다. 숙소 앞에 슈퍼엔 없는..
다시 갈까봐 - 3. JW Marriott Khao lak 까오락으로 향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이 리조트 때문이었다. 대부분 신행으로 가는 지역이라지만 우리는 가족여행으로, 공항에서 차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해도, 까짓 달려보자며. 여유가 넘치는 여행자의 마음이기도 했으나, 가족 모두 나오는 순간까지, 다음이 있길 바랐다. 매우 만족 #수영장수영장수영장 리조트를 끼고 뱅글 뱅글 돌아가며 나있는 수영장은 사이사이 분위기를 달리하며 쉴만한 공간이 있었고 (비치 의자와 마실 물, 비치 타올 구비), 그이와 아이는 목표한 바 대로 이틀에 걸쳐 거의 한 바퀴를 다 돌았다. 유수풀,인피니티 풀, 메인 풀, 월풀까지 다 찍고 헤엄쳐 다니는 걸 보니 뿌듯, 굿잡! 구관쪽보다 미끄럼틀과 파도풀이 있던 신관쪽이 좀 더 깨끗했고, 수영하기 나았다(고 한다).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다시갈까봐 - 2. 시밀란 투어 시밀란 아일랜드는 11월에서 다음해 5월까지만 입장이 가능한 태국의 섬들이다. 배멀미가 살짝 겁이 났지만 입도 기간이 제한되어 있으니 멀미약를 챙기기로 하고 밤도착 다음날, 리조트 체크인 하는 날로 투어를 예약했다.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전경.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본 바다, 내가 알던 바다와 다른 바. 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단어로는 아름다움이 다 담기지 않는 곳이다. 제대로 갖춰입고 인생샷을 남기는 사람들 많음 주의. 전망대에서 내려와 개인 시간. 다음으로 스노클링을 위한 포인트 두 곳, 각각 40분 정도 머문다. 물이 무서운 나는 배에 남고, 그이와 아이는 업체에서 제공하는 장비를 착용하고 바다로 들어가 손가락들이 쪼글거릴 때까지 놀다 나왔다. 장비는 비교적 깨끗했고, 일회용 마우스 피스가 따로 주..
다시갈까봐 - 1. 준비편 여름 끝자락에 여권 사진을 찍고 여권을 만들었다. 우리는 만기된 여권 폐기하고 10년짜리 새 여권, 아이의 첫 여권은 아직 미성년자라 5년짜리. 여권을 만들 때의 결의는 걸어서 세상속으로를 찍을 작정이므로 최대면수 젤 비싼 옵션으로 선택. 혹시 통과가 되지 않으면 어쩌나 싶은 수정된 인물 사진이 콕 박힌 여권을 일주일만에 발급 완료. 아이는 부모가 대리 가능하지만 성인은 본인 밖에 안됌 주의! 어떻게해서든 스스로 평일에 와서 주차난을 뚫고 발급하라! 수령은 가족도 가능하다. 연차를 쓸 수 있는 회사원과 체험학습 신청을 할 수 있는 초등학생의 사정은 뒤로하고 혼돈의 스케쥴, 나의 수업 일정에 맞추기로 했다. 고단했던 고3 수업이 정리되는 대로 출발하자 맘 먹고, 얼른 다..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 종이책의 물성을 사랑한다고 오랫동안 말했고, 눈의 피로를 걱정하는 인간이므로 전자책에는 일절 관심이 없(는 척이)었지만, 먼 여행길에 짐을 줄이고픈데 그렇다고 단 한 권의 책을 들고 떠나자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전자책을 다운받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온라인 서점 세 군데의 앱과 그에 딸린 리더기능을 하는 앱 및 전자도서관 앱등을 지나치게 많이 깔아 첫 화면에 정리가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접근이 쉬워진 기분탓에 패드만 붙들고 있달까. 암튼. 쉬운 독자 역할을 마땅히 기억하고 이제사 전자책의 장점을 하나 둘 발견하던 중인데. 이 책을 보며 무릎을 탁! (실은 책상을 톡!) 하고 치고야 말았다. 미술 작품을 다룬 책에서 늘 아쉬웠던 현상, 그림이 나뉘거나 가운데로 말려들어가는 (바람에 살금살금..
단 한사람 와우! 나에겐 이소설이 마술적리얼리즘이다. 멈출 수 없는 이야기. 소설에 관한 어떤 소문도 듣지 못한채 읽기 시작했다가 둘이었다 하나가 된 나무 이야기에 놀라 어두운 밤 중에 창밖의 나무를 한참을 쳐다았다. 말을 걸 것 같아서. 같은 상황을 다르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는 건 몸도 마음도 너무나 분주해지는 일이다. ‘다름’이 애초의 초기 설정값이라는 걸, 나는 얼마나 더 읽고 보고 경험해야 더이상 놀라지 않으려나. 그 다름 때문에 세상의 많은 생명이 구해지고, 여러 삶이 보살펴지고, 그럼에도 불구한 일들이 일어난다. 포기와 단념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이유들이 피어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딱! 있지만 책을 읽을 이들을 위해 입을 닫아야하는 이 내 독후감이라니. 다음엔 구의 증명을 읽어야지. 놀라운 ..
오렌지 베이커리 우리동네 최고의 베이커가 스토리에 올린 것을 보고 담아두었더랬다. 베이커가 추천하는 베이커리 이야기! 시간에 따라 기술된 문장들은 그저 담담했고, 그럼에도 그 사이에 고인 눈물과 고단함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누군가의, 혹은 나의 매우 있을법한 오늘 이야기. 이 이야기를 읽는 모두는 앨이기도 키티이기도 할 것이니, 손을 심장 주변에 얹어둘 수 밖에 없는 저릿함이나 큰 숨을 몰아쉬게 되는 안도에 공감할 것이다. 요리라는 건 정말 강력한 힘이 작용하는 일인가도 싶다. 메뉴를 고르고 재료를 준비하고 맛을 그리고 바쁘게 손과 발을 놀리고 굽고 끓이고 볶고 섞어서 기어이 입에 넣고 싶은, 배고프지 않아도 어서 맛보고 싶은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다고 하게 되는 일은 ..
삶의 발명 신간으로 나오자마자 구입해두고 기다리던 여행을 위해 아껴두었다가 비행을 기다리며 첫 챕터를 읽기 시작해 여행의 마지막날 이른 아침에 마지막 장을 덮었다. 좋아, 완벽했어. 삶에서 나아감이란 알고 있었거나, 모르지 않던 것을 내 목소리로 인정해나가는 과정을 살 때 벌어지는 일이다. 애써 의식하거나 기꺼이 수고하지 않으면 그 과정을 실감하기도 실은, 쉽지가 않지만. 나를 위해 한 마디를 보태자면 이치와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는 의무를 새기기보다, 어차피 평생을 배워가야 하는 일이며 완성은 없다 여기자 하고나면 할 만도 한 것이다. 정혜윤 작가의 글은, 이야기는, 여러 번 말하는 것 같지만 나를 세상 속으로 끌어낸다. 나를 나의 세상 밖으로, 그러니까 당신들의 세상 속으로 끌어낸다. 나의 세상에 갇혀있다 여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