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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고, 친애하는 소설. 알고 시작했지만 여전히 엄마와 딸의 소설은 어렵다. 나의 엄마에 대해 생각하는 건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된다. 내가 엄마가 되었어도 그렇다. 흔히들 하는 말처럼 쉽고 편하면 좋으련만. 내 마음엔 뭐가 그리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난 반쯤 외면하고 반쯤 희망을 품는다. 엄마라는 단어는 너무 무겁다.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렇다. 무심한 남편들의 말들이 너무 싫다. 사랑하지만, 혹은 도리는 하지만 어느 순간의 무심함을 스스로 무심하게 넘기는 그 존재들이 너무 싫다. 나의 할머니들은 두 분 다 작은 사람이었다. 흐릿한 동화 속 등장인물 같던 할머니들. 어렸을 적 그림들. 그러고보면 할머니는 어린시절을 채우는 사람인가보다.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_________ P84 자유분방함이..
버드 스트라이크 소설. 나의 피난처 입으로 한 번씩 소리내 부르게 되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이들을 따라 높이 날고 내려오는 길.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9월에 선물받아 아끼고 아끼며 읽었다. 결국 마지막 장을 덮었네. 사랑하는 작가의 사랑에 관한 글. 이 가을 유일한 글이 되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 이제야 저장하는 사진. 나무 틈을 한동안 들여다보게 되던 날들이 이어졌다. 문명을 벗어난 삶이 판타지. 강한 사람 강해진 사람. 햇빛이 들어온 물가를, 시를, 늘 한 사람을. 그들을 사랑하고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또한 판타지. 아름다운 소설이다.
내 문장은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까? ​ 두 권의 저자. 그 두 권은 나에겐 글쓰기 교과서이다.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어준다. 골라서 남겨두거나, 반만 보여주거나 하지 않는다. 잘 따라오고 있는지 한 번씩 돌아보며 독자들을 챙기는 기분마저 드는 지도서. 다시 읽고 써야 하는데... 한참 떨어져버린 내게 다시 건너갈 수 있는 단단한 징검다리가 된 책. 짧은 글을 쓰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만큼 보이는 게 많아졌다는 뜻이니까. 반갑게 느끼고, 알맞게 써야지. _____ P33 좋은 문장은 오해의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좋고 나쁨을 헷갈리게 하지 않아요. 도로에 놓인 표지파너럼 정확히 한 방향만을 가리키고 있지요. 이 말은 올바른 문장을 만들고 싶다면 오해의 여지를 하나하나 차단하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P68 분명한 의도를 가질 것..
태도의 말들 ​ 구독하는 서점들의 sns에서 추천하는 글이 자주 올라왔다. 우리가 사랑하는 속초로의 여행. 이번엔 문우당 서림에 들렀고 아껴둔 이 책을 샀다. 6월 이후 책을 읽을 수 없었는데, 낭만의 여행지에서 만난 책은 다행히도 한 장씩 내게로 넘어왔다. 다행. 그들의 추천은 과하지 않았고, 목소리로만 듣던 프랑스와 엄님의 글은 참 좋았다. 책을 다시 읽을 수 있겠구나, 멈추었던 시간이 다시 흐를 것 같다. 여백 마다 그 글을 지나며 떠오르는 나의 마음을 적어두었다. 살아오며 내가 믿었던 것들과 포개지는 문장들에 위로 받고, 나 자신만 괴로운 상황을 떨치기 위해 선을 긋는 단호함을 배운다. 무겁지 않은 작은 책이지만 두 손에 꼭 쥐고 싶은 글과 말들은 단단한 힘이 있다. 당분간 가까이 두고 자주 들쳐봐야지. 다시..
나의 프랑스식 서재 ​ 프랑스에 관한 모든 것은 언제고 낯설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소설을 읽는 동안 내가 가진 감각이며, 살면서 알게된 것들 모두를 동원해 상상한다. 배경을 그리고 주인공을 세우고 하면서 말이다. 백 사람이 읽었다면 백 개의 세상이 생기는 당연한 이유. 제대로 그리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이 소설은 쉽지 않았다. 낯선 언어, 첨 보는(?) 장소, 어려운 소재... 덴마크도 그린란드도 제대로 아는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아주 잘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이 언제부터 우리집에 있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이번에는 번역 후기까지 다 읽었으니 😁 일단 뿌듯한 걸로 되었..다. 작가의 천재성이나 이 책이 갖는 의의는 책소개를 통해 접할 수 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합니당! 장편은 보통 50페이지를 전후로 분위기 파악이 끝나 그 때부터 달리게 되는데, 입에 붙지 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