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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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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만들어 먹고 싶은 식사빵 베이킹이 하고 싶은 이유는 여행지가 어디든 빵집부터 검색하는 우리이고, 계량과 절차의 영역이라며 나하고 잘 맞을 거라 그러고, 직접 만들면 따끈한 기운과 고소한 향도 온전히 먹게 될테고… 🥐 여지껏 시작하지 못한 이유는 대단한 장비를 갖추기, 미세한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하니 먹을 걸로 장난치면 안된다 하는 부담이 너무 커서. 주방의 일은 글보다는 직접 체험으로 배우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유튜브 보다는 책으로 전체 과정을 보아두는 편이 익숙한지라. 강력분, 아! 그런데 온도와 습도 변인이 너무 많다아…. 어려워. 재밌게 보았는데, 이번에도 도무지 ‘이제 해봐야지!!’하고 결심이 서질 않네.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빵집을 방문할 것 같고요. 🍞 그래도 미련이 남으니 오븐의 열기가 포근하게 느..
어쩌면 스무 번 편혜영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났다. 편하게 침대에 앉아 한 두편 읽고 자려 했는데 잠을 설치고 말았다. 사람이 무섭다. 그 두려움이 점점 더 짙어질수록, 속 모를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을 보게 될수록 나는 말을 잃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영원히 숨을 수 없는데 어쩌나,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뭐든 할텐데 어쩌려고 이러나. 끝의 끝에 가면, 결국 살게 하는 것도 사람일 거라는 걸 알고 있다. 내가 먼저 살게하는 사람의 말을 해야한다는 (누가 지우지도 않은)책임의 부담을 모르는 척 할 뿐. 3단에 놓은 선풍기가 오른편에서 돌고 있다. 민소매를 입은 팔이 서늘한데 왼쪽 목 뒤에서 땀이 흐르니 선풍기를 끌 수도 없다. 땀방울이 사라질 때까지 서늘함도 소음도 모른척하고 만다. 마지막 문장을 아무리 읽어도 해결되지 않는..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읽고 옮겨 적으며 같은 마음은 한 번 더 담고 어떤 물음표는 가져온다. 필사 노트를 덮기 전 한 번 읽어보니 소설 아닌 에세이에서도 작가는 꼭 소설같은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사랑과 사랑에 다름 없는 말들이 가득해. 변함없이 희망을 담고 있음도 여전히 좋다. 사진에서처럼 깊은 숲이 있는 마을을 본 적이 있다. 뭔가 이야기가 시작될 것 만 같던 숲을 오래오래 기억해야지 다짐했었다. 어디서든 이런 숲들은 눈에 띈다. 심지어 다른이의 기억속에 있어도.
오전의 살림탐구 덜어내기. 살림도 사람도 그러고 싶은 요즘이라 핫한 책 들 중 한 권을 골라들었다. 소소한 팁들은 접근이 쉽고 유용하다. 다이소도 다녀오고, 우유도 얼렸다 ㅎ 눈에 거슬리는 것 하나 없는 집을 꾸리는 사람들 ( 알고보니, 추천사의 인플루언서들 모두 팔로우 중?!)을 너무 많이 보아서인지 미묘하게 비뚤어지고 싶은 기분이 잠시 들기도. 나는 충분히 잘 해왔고 내 스타일도 괜찮음을 기억해주자.
달까지 가자 ‘가자’의 일상적인 다짐이 아닌 신명과 간절함을 담은 ‘가즈아’를 외치는 그들이 너무나 부러웠던 반나절 ㅎ 리모와, 리모와st, 그리고 여행지에 도착해 바퀴가 부서져버린 캐리어가 이동하는 장면. 아, 나는 정말 양 손에 다르게 흐르는 분위기까지 너무도 잘 알겠는 것이다. 그이에게 소설 이야기를 하면서바로 이 에피소드로 넘어간 걸 보니 정말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지송이의 말이 내 편에선 낯설지 않았던 것도 사실, 강은상회 정도는 운영해야 그 금액을 찍고 엑싯할 수 있는 것이겠지?! 흠. 돈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는 비범한 현실 감각이나 돈을 긷는 우아하면서도 날랜 능력이 부족한 자신을 탓하느라 많은 시간을 썼고(여전히?!), 소설 속 어떤 문장들은 나 들으라는 나무라는 소리로 들렸다. 유쾌함과 불쾌함을 동..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한 사람의 삶이 그대로 역사가 된다. 꾸며낸 이야기는 실재한 시대에 올라타 강렬한 기억을 새긴다 셀 수 없이 많은 (심지어 크기가 같은) 쪽지가 모여들어 사전이 되어간다니, 낭만적이야. 메일이나 메시지로는 그릴 수 없는, 편리해서 떠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그 안에 파묻힌다해도, 내내 그리워할 장면들이다. 엄청난 자료를 모으겠거니 짐작했지만, 사전을 만드는 과정은 그야말로 세대를 거치고 시대를 지난다. 지켜볼 수 있어 영광이구나, 이런 소설의 기능에 고마운 마음에 들었다. 고심하여 선별한 단어의 의미와 문장들을 잘 정리하고 제본된 책으로 받아드는 순간 차오르는 벅찬 심경의 뒤에는 이 단어는, 결국 달라지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따른다. 아이러니, 이 또한 낭만적인 걸. 누군가의 기록은 바라보는 시선과 기준에..
분더카머 사치. 나에게 과하다 싶지만, 그와는 별개로 내 손에 들어온 것 만으로 기분이가 좋아지는 일. 단어들의 낯선 조합과 터져나오는 문장들을 받아들이는 일이 사치가 되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집 밖의 여름날은 창문을 거쳤음에도 너무나 뜨겁다. 다음이 있어, 늘 다행이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습하고 뜨거운 이 땅의 여름을 지나며 이 소설이 만들어낸 그늘과 나무 숲의 건조한 바람이 피하기보다는 그저 지나라고 하는 것 같다. 여름이면 왜 이 소설을 떠올리는지 읽고 추천한 이들의 마음을 알 만하다. 지식의 부족함으로 한껏, 양껏 상상하며 내 머리속에 설계도를 그려내지 못해 발을 동동 아쉬움이 크다. 여름 별장도, 국립현대도서관도 방하나 책상 배치 하나 놓치지 않고 짚어가며 그려내고 싶었는뎅... 전문직 종사자들의 자기 얘기를 듣는 즐거움이 있다. 건축가들의 작업을 보며 뜻밖에 연필의 매력(?)에 먼저 빠져들고 마는데… 들여보다면 멋짐 없는 일이 어디 있겠냐 싶지만, 자기 일을 사랑하고 그래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부하는 이들에게 보내고픈 경외가 있다. 그 걸 들여다보는 재미로 책을 읽는지도. 여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