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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3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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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꽤나 쉽게 차례로 눈앞에 떠오르게 되었다 (p.128)
소설은 꾸며낸 이야기이다.
하지만,
문학의 허구는 진실을 위한 사실의 재구성이어야한다고 했다.
아름다운 글문학을 향한 터질듯한 열정이 사실로 담겨졌고
눈으로 보지 못했으나 눈앞에 실현해 낸 세계는 손끝에 닿아있는 것 같았다.
조그마한 녀석의 머리 속은 수많은 문장으로 가득하고,
녀석이나 쥐새끼로 치부할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진다.
물론 작가의 축복으로 가능했겠으나,
결국 이 녀석의 존재를 사실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모르는게 아닌가.
쥐녀석일지라도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한 밤중 서점 CCTV 의 사각지대에서 정말 책을 펼치고 있을지.
녀석이 바둥거리고 몇날을 달려봐야 공원이지만,
스스로 가보았다 말하는 세상은 세계 곳곳이며 귀엽게도 이동 속도마저도 빛의 속도랄까.
이녀석은 사람인 척 하거나 사람을 동경하지 않는다.
사람을 믿지만,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사람을 사랑하지만, 사람의 손을 찾아가진 않는다.
어느 순간에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고
또 어느 순간에는
철저하게 지하에서 웅크리고 있는 쥐녀석, 제 모습이다.
장자의 꿈 속 나비처럼
퍼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두운 곳에서 웅크리고 있는 건, 순간 우리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거야... 라는 가정은 수천 수만의 설정을 가능하게 한다.
삐끗하면 4차원 멍때림의 연속으로 주위의 경계를 사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긴 시간 역동적으로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자기만의 비밀이 생긴다는 점에서 특히 바람직한 듯 싶다.
비범한 외모의 작가사진을 미루어 함부로 추측할 수 있듯이 ^^
다양한 꺼리를 던져주는 소설이다.
현대인의 부조리 - 참, 와닿지 않는 표현이다. 그렇지만 이 소설의 소개글에 가장 많이 등장한 표현이므로.-
소통 - 쥐, 소통 ... 흠, 태그들이 시의 적절하군아.-
문학의 환희 - 보관함에만 십 년, 책 구입도 주저되는, 제임스 조이스를 읽어낼 날을 꿈꾸며.-
등등...
읽고 나면 누구에게나 꽂히는 부분이 하나씩은 있을 것 같다.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꽤나 쉽게 차례로 눈앞에 떠오르게 되었다 (p.128)
그러므로
책장을 한 발로 넘기는 쥐는 물론 타이프라이터 위로 뛰어내리는 쥐... 정도는
쉽게 눈앞에 떠오른다는 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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