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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1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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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카테고리의 책은 익숙하지가 않다.
낯선 단어들은 내게 곧바로 이질적인 세계를 의미한다.
어딘가에 던져지면 일단 적응은 서두르지만,
던져지기 직전까지 스스로 발을 내딛는 일은 망설이고 또 망설인다.
아무리 책이 좋아도, 이런 종류라면 '그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책일 뿐이다.
문학의 위대함과 내맘대로 해석하고 공감해도 되는 평화로움이 마냥 좋은 내게
보란듯이 며칠을 책꽂이에 꽂혀있는 이 책의 제목은
교과서 같기도, 어릴 적 아빠의 신문같기도 했다.
하지만, 난 '그들' 중 한 명과 함께 살고 있었고
공감의 꺼리를 찾아,
'그들의 선택'에 끼어들었다.
어쩜 왼쪽길에 있으니,
초록색이 아니라 빨간표지였어야 할 이 책을 읽고 난 후,
...
난,
성장을 한 것 같다.
그런것 같다.
읽기 힘든 책 읽었으니 짝짝짝 박수쳐주는 차원에서도 그렇고.
영 안 맞는 분야에 눈길을 쓰윽 두었으니 그것도 뭐~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가의 시선을 숨차게 따라가며
내 세상이 아닌, 다른 이의 세상을 보았다는 사실이다.
정확히 하자면, 다른이가 바라보는 나의 세상을 알게 되었다.
나의 한계가 우리의 한계에 머물러 있음에 머쓱해졌고,
한국인이 아닌 세계인으로서의 삶도 흐릿하게나마 그려보게 되었다.
내게 있던 무조건적 동경은 환상의 일부였고
그들의 말에 있던 의미도 누군가의 굶주림을 잊고 있었다.
세상의 일에
그의 시선과 판단이 모두 정답이 아님을 알고있다.
그러나, 남다른 시각과 통찰력은 뒤늦게나마 반가운 가르침이다.
다양한 처지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각각의 처지에는 그 나름의 이야기들이 배경을 이루고 있음을,
그것을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이해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살아야겠구나.
치우치지 않는다면
흔들리지 않으리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