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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05-2010

더 로드 the Road



로드(THE ROAD)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코맥 매카시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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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5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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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위대하다고 말할 때,
정말 그사람이 그렇기 때문이라면.

그는 참 위대하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음울하고 스산한 시간들이 문장사이를 채우고 있다.
책갈피를 잠깐이라도 놓치면 읽던 곳을 찾기 위해 여러번 뒤적거려야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어딘가로 흘러가는 동안,
다행히도 희망은 느껴지고
불을 운반하는 일도 변함없이 계속되었다. 


지구 멸망에 가까운 이야기를
아는 이름이라고는 코카콜라 하나 나오는 이야기를
좀처럼 내려 놓을 수가 없다. 
길지 않아도, 긴 호흡이 필요한 이야기인데
쉬어 갈 수가 없다. 
그의 문학성과 문장력에 대한 찬사에 나도 한 표 더해야지.
괴팍한 기질마저 그의 매력인지라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그의 등장은 모두를 일으켜 세웠다는데......
 


공기 중 자욱한 잿가루처럼
깨어나는 일이 가장 용기있는 일이 되는 어느 아침처럼...
그만!이라고 외치고 싶은 순간, 한 발 더 나아가는 절망,
그의 절망은 그렇다.
하지만 이 소설이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아들을 생각하며 쓴 것이라니......
위대한 작가들의 세계는 언제나 그런식이다.
정말 다르다.  

희망은 
절망 끝에 오는게 아니라
절망과 함께 오는지도 모른다. 
아파서 울고 있느라  미쳐 보지 못하는 건지도. 

잿빛의 세계는 
어쩜 소설 속, 그 남자의 세계이면서
아이티의 처참한 현장이고
갑자기 단수가 된 내가 사는 아파트일 수도 있다. 
불편과 불안의 세계를 지나가야 한다. 
꺼지지 않는 희망을 안고.



 

원작이 있는 영화는 늘 원작만 못하다는 평을 듣느다.
그럴 수 밖에 없음은
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일어난 수백의 장면들이
스크린의 화면보다 멋진 경우가 많아서일게다.
상상력이 뛰어난 인물들이여~후훗!
책이 갖는 매력이고.
살면서 꼭 맛봐야 하는 이유 아닐까. 

감독은 나와 다른  인간이고,
원작과 영화를 별개의 작품으로,
나와 다른 누군가의 시선을 경험한다...는 차원에서 감상하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듣고 보니 옳다.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경우
'어찌했는가 지켜보자'에서 '어찌했는지 궁금하군'으로 옮겨갔다고나 할까.
 
작가의 글에서 감독은 '사람'을 읽어낸 것 같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은데, 
그 몇 안되는 사람들의 만남, 대화가 긴 여운을 남긴다. 



하루를 꼬박, 늦은 밤까지 그 세계에 있었다. 

마음의 불씨를 잊는다면
아무리 해가 높이 떠도 나의 세계엔 빛이 들지 않겠지. 

온 몸이 뻐근한 절망에도 
코 끝은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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