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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9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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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섬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육지에 두 발을 두고 바라보는 바다와는 달리
나를 중심을 뺑 둘러싼 섬의 바다가 얼마나 멀고 깊고 푸른지 알것이다.
그가 섬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 아침을 맞이했다면
섬의 아침 햇살이 얼마나 따.사.로.운.지 아마 평생 잊지 못할거다.
바다, 땅, 나무, 햇살까지
게다가 배를 타고 들어가면서 뿌연 바다안개속에서
환상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그곳.
건지 섬 이야기.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결국 그 섬을 통째로 사랑하게 된, 마음에 쏙 드는 아가씨 이야기.
이 소설에는
전보와 메모를 포함하는 167통의 편지와 8일에 걸친 짧은 탐정일지가
들어있다.
손글씨 편지쓰기는 나의 부전공인뎀
그래도 마지막으로 쓴게 언제더라... 생각을 하게 되네.
방명록과 쪽지, 메일 사용이 일상이 된 지금
나의 생각을 혹은 나의 안부를 대신 전하는 그것들을 이용하며
우편으로 오가는 편지를 기다리던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포기한 대신
타각타각 키보드를 치는 소리에서 흥겨운 리듬이라도 찾아내야하려나 ...
그렇다고 나 혼자 침뭍혀가며 우표 붙인다고 될일도 아니고. ^^
이제와 새삼 그러는게 귀찮기도하공.
대신
혹시 모를 그때를 대비해 예쁜 편지지를 두 세트 정도 구입하는 선에서..
감정이입 심하게 되는 아가씨 줄리엣은
전쟁에 관련된 글을 쓴 작가이다.
글을 잘 쓴 덕분에, 순회도 다니고 유명해진다.재벌의 구애까지.ㅋ
하지만 호기심이 왕성한데다가, 어쩜 다소 불필요하게(?) 애틋한 마음을 품을 줄 도 알고, 얼띤면도 좀.. ㅋ
첫 책의 성공으로 타임지의 원고 제의를 받은 그녀가
다음 작품을 구상하던 중 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건지아일랜드감자껍질파이클럽의 회원인, 도시애덤스로
부터 편지를 받게되는데,
(전혀 망설임 없이) 호기심과 친절함이 가득한 답장을 보내게되고
그녀와 섬과의 인연이 시작된다.
친절한 마음이 받을 수 있는 당연한, 행복한 보상인거쥐. ^^
건지섬은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점령으로 아픈 기억을 갖게 된 곳이고
그 흔적을 막 지워가기 시작할 갈 즈음
그녀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되어준다.
줄리엣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오지만
사실 클럽의 회원 모두가 -살아있든 죽어있든, 어른이든 아이든-
( 이미 실제라고 믿어 버린, 그래서 다음 유럽 여행에는 반드시 건지섬을
들러야겠다 계획하게 되는 )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그들 모두의 이야기를 하나도 놓쳐서는 안되니까.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에,
초반에는 하나씩 하나씩 등장하는 그들의 소개에(물론 편지를 통해)
시장 한 복판에 서있는 기분이 들기도 할거다. 시끌시끌..
좀처럼 줄거리나 소설의 꺼리를 흘리지 않는 리뷰를 쓰지만.
이 소설은 좀 그래본다 한들 전혀 상관없을 것 같다.
다양한 주인공들의 모습을 그들이 쓴 글을 통해 짐작하는 재미]
보낸편지와 받은 이의 답장,
그 답장의 답장이 오고 가는 동안의 시간을 내맘대로 그려보는 재미]
그 맛이 참 달달하다.
통찰력을 위해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는 준비된 능력이 필요하다면
건지아일랜드감자껍질파이클럽을 제대로 만나기 위해선
편지를 쓰고있는 그들의 표정까지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달까.
히힛.
작가인 메리 앤 셰퍼는 그녀의 첫 소설인 이 이야기가
책이 되어 나오는 걸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할머니라니...
완전 멋지잖아. ^^
나는 뭐 이 소설이라도 잘 두었다가
손주들한테 한 꼭지씩 메일링으로 들려주는 할머니라도 되야할런지.. ㅋㅋ
바다의 보살핌으로
육지보다는 더 따뜻한 햇살을 받을 수 있는 섬에서 였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마지막까지 따뜻한.
그래서 잠자리 들기 전까지 마음이 참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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