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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05-2010

구해줘

구해줘
카테고리 소설 > 프랑스소설
지은이 기욤 뮈소 (밝은세상,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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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2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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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보문고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게시가 되었던 소설이다.

 

광고도 많이 하고,

동일 작가의 책도 한꺼번에 쏟아지고

책 표지에 떡하니 '85주연속프랑스베스트셀러1위'라고 찍어내고

뭐 그런분위기라면 왠지 출판사에서

작정하고 덤비는것 같아서

일단 경계를 하게 되는데

 

그렇게 곁눈으로 보다가 어디한번~ 하며 읽었다.

 

 

워낙 의식적으로 의식하지않으려 한 터라 줄거리조차 모르고 시작을 했다.

몽환적인 눈빛을 가진 표지그림 때문에

남녀의 이야기겠군..정도의 생각은 했지만.

 

( 그러고보면

세상이  한 사람을 격리시키려면  얼마간의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지만

한 사람이 세상을 따돌리는데는 순간의 주먹불끈이면 충분한듯 싶다.

정말 이런 이야기 일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었겠지만

그래도 줄거리를 늘어놓으며 몇몇에게라도

스포일러가 되는건 원치 않으니까.

어젯밤 책을 다 읽고 누워서 들었던 생각을 적는다.

 

 

우선.

 

운명에 대해.

나는 운명을 반 쯤 믿는다. 나머지 믿지 않는 반은....

운명을 그냥 다 믿어버리면 내가, 나의 삶에 진심으로 대하지 않을것 같아서라고나 할까.. ㅎ

 

그치만

사랑을 이야기 할 때만큼은 운명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싶다.

사랑을 더욱 사랑답게 만들어주니까.

그 사랑이 해피엔딩이든, 

입술의 독약을 훔쳐 그녀의 가슴위로 쓰러지는 비극에 버금가든.

 

 

줄리에트와 샘의 처음 그 1초가

그레이스와 루텔리의 마지막 순간을 만들어낸것 처럼.

흘려보낼수 있는 시간들을

더욱 극적으로, 그래서 사랑을 보다 값진것으로 깨닫게 해주는 건

운명이 있었기 때문아닐까.

 

 

(예전에

완전 띵---했던 영화 once upon a time 을 보고

나의 운명의 상대가 완전 나중에 갑자기 나타나면 어쩌?.. 했던 적이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던 생각들은 결국 흐지부지 희미해졌지만.

이제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기보다는

그와 나의 만남을 극적 운명화하는데 보다 많은 에너지를 쏟는중.

^^... 둘도 없는 운명이라는 걸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아서

편히 잠든것 같기도... ㅎ )

 

 

물론, '운명'이 주는 가장 큰 묘미는 

어쩌면 극복 될 수 있다는것이고,

끊임없이 극복의 의지를 품게 된다는 것이기도 하지...

 

 

 

또하나

죽음이 주는 경계에 대해.

 

죽음 이후에도 삶의 세상에 드나들 수 있다면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될 것이 분명하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소설에 등장하는 소재인

이미 죽은자와, 아직 살고 있는 자의 만남.

 

살아도 살아도 후회가 남는

인생에 대한 우리의 미련때문인가보다.

 

오늘을 살면서 어제를 후회하고

내일을 살면서 분명 오늘을 떠올리게 될.

그래서 우리는 후회않기 위해, 오늘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갖가지 멋진 말들을 많이도 만들어냈지만

(오늘은 내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 뭐 이런 ^^)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하다.

후훗.

 

 

 

 

 

로맨스 소설인줄로만 알았는데

갑작스런 인물의 등장으로 예상치 못한 불안함이 느껴졌다.

편안히 잠들기 위해, 결국 눈을 비벼가며 다 읽어야 했으니까.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뾰족하다.

성격이 모가 났다는게 아니라, 한 인물 한 인물의 개성이 강하다는것.

누구하나 묻히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주인공 같아.

(하다못해 콜린마져도 처음 만난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바로 파악하고, 게다가 친구의 마음을 스스로 알게 하기 위해 감질나는 깨우침을 유발하는 언변을 가졌다. 그냥 주인공의 친구일 뿐인데.)

 

 

거칠기도 하다.  호흡이 가빠지는 거친 상황들.

 

 

이런 독특한 소설을 만나면

역시 프랑스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나 역시 내가 만든 편견을 깨기 힘든 사람인가... 훔...

 

 

 

나름 새롭고,

어떤 사람들에겐 열광할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구해줘'가 누구의 외침인지 지켜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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