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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2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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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이라는 이 소설집의 작가는 80년생이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문학계에 떠오르는 별이니
제2의 누구이니
21세기 한국 소설계를 이끌어갈 신예이니
이름값을 톡톡히 치루고 있는 이이다.
나이도, 그 이름의 값도, 이름앞의 타이틀도
몰랐을때
남다르다는
칭찬을 가장한 참흑한 혹평을 해 놓은
원로작가의 글을 보았다.
김애란이라는 이름이 꽤나 노숙하게 보여,
이러다 싸움나겠네..
뭐이렇게까지,
글 쓰는 것도 힘든일인데, 이런 소리까지 듣자니 더 힘들겠군
하긴 세상사 어디 쉬운게 있던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대신 한숨을 쉬어주었다.. 휴우...하면서.
여기저기 상을 받았다는 그녀의 나이 25? 26에 써 놓은
소설집을 읽다.
근래 유행이 되어버린,
아니 이제는 고객만족으로 가는 필수요소가 되어버린
일러스트의 표지. 좀 질리려고 하네.
우야든, 20대 중반의 그녀의 글.
참.. 으스스하다.
삶에 대해서 무모하달 정도의 열정과 욕심이 넘치는 시기가 아닌가
20대라.
물론, 나도 꼭 그런모습으로 지내온건 아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절 상대적으로 덜 움추리게 되었던 건 사실이니까
하고 싶은건 당연히 해야한다, 얼마든 할 수 있다..라는 마법의 아우라가 쳐져있었으니까.
표현의 차이이겠지만
으스스함이 느껴지는 그녀의 소설이 정말 원로작가님의 표현대로
남다르다.
나에게는 한번도,
아니 기억나지 않을 정도만큼으로만
아주 뜸하게 보였던 일상의 조각들이,
나보다 어린 그녀에겐 소설이 되고,
또 하나의 인생이 되었다.
예고조차 보기싫은 공포영화들보다도
더욱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던건,
좋은 것도 싫은 것도 기쁜 것도 슬픈 것도
바로 여기 나의 주변에 모두 있다는 걸,
삶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는걸 알아가는 어정쩡한 어른이기때문일까?.
발랄한 형광 분홍 반바지가 그려진 표지를 보며
심호흡과 함께 만들어낸 가상의 이야기들과는 달리
나의 감상은 시종일관 으스스함 속에 있었지만,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 되어도
머릿속에서 한참 이런 저런 장면들이 이어지며,
소설은 좀처럼 끝이 나지 않더라.
이제 곧 모두가 사용하게된다는 쌍방향 TV처럼,
작가의 이야기와 독자의 감상이 어느 순간에 맞닿지 않을까?!..
(이런 식의 여운이 남는 소설이라면..)
참으로 유익하게 여겨지는 나의 상상이로구나 ^^
이 소설집에 등장한 주인공들을 보며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단어가 있었다
"소통"..
개인과 개인이
나와 니가
우리과 너희가
그리고 다시 나와 니가.
입에 혀처럼 부드럽고 달기만 하다면
마음에 응어리도 없을테지.
열흘을 굶은 이에게 필요한건 물과 죽.
열흘을 입을 닫고 있었던 이에게 필요한 건
괜찮냐는 물음보다
침묵을 들어 줄 살아있는 너일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새로운 화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