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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5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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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신작.
어느 잡지에선가 꽁지머리를 길게늘어뜨린 그의 인터뷰를 보았다.
초록빛이 그득한 정원에서
참, '사람좋은 사람'같은 인상에,
남다른, 그렇지만 본인은 참 만족하고 있는듯 느껴지는
삶이었다.
인터뷰기사가 연금술사보다도 오래 기억되는 걸 보면
역시 감동의 절정을 선사하는 가장 최고의 도구는 '사람'인듯 .
그의 새 소설.
상대적으로는 아주 잠깐 등장하는 지명이지만
내가 울컥 했던 추억의 장소
포트벨로(한글제목은 포르토벨로 ^^)을 앞에 달고.
게다가
호기심을 감추며 눈을 가늘게 뜨게 만드는 단어.. 마녀 를 더하고.
문장으로만 읽어가자면
마녀라는 단어를 떠올렸을때 느낄 수 있는, 짐작할 수 있는
분위기와 사건들이 물론, 일어난다.
기억속, 음습한 영국의 날씨와 겹치면서
결국 비극적 결말이면 어쩌나 했지만... 했지만..
(줄거리는 남겨두지 않습니다. ^^)
소설로 가볍게 읽자면 그렇다.
어떤 이들이 정해놓은 마녀라는 정의에 어울리게
그렇게 사는 젊고, 왠지 정말 아름다울 것 같은 여인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름 행간을 찾게 된다.
의미를 자꾸 되새기며, 책장 넘기는 일을 지체 하게 되는데..
어느 순간에는
그는 이단이 아닐까 하는 단순한 종교적 기준의 감상때문이기도 했고...
또 다른 순간에는
평범하지 않은 세계를 넘나드는 주인공의 모습을
나는 그저 지켜보기만 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무언가가 불안했던 때문인것 같기도 했다. ..
찜찜해서 그만 읽을까 했던 순간도 있었다. .
소설을 다 읽고,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 문득 드는 생각.
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의 재주구나... !
신의 여성성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어머니"라는 호칭도,
모두에게, 늘 그렇듯 맨 앞자리에 놓이는 '사랑'이라는 주제도
사실 가장 가깝고 익숙한 것들이다.
애초에 낯설거나 두려운 설정이 아니었더랬다.
거참.
소설에는
검은 망또나 뾰족한 모자도, 고양이도 없다..
하지만, 춤, 스펀지 같이 빨아들이는 뛰어난 재주 , 적도 편도 아닌 사람들,
보다 더 마녀라는 설정에 잘 어울리는 모습이 있다
훨훨타는 화형대는 없지만,
배척와 외면의 시선
소중하고 아끼는것을 뺏으려는 상황은
어쩜 눈에 보이는 불길보다 더 큰 위협일지도 모른다.
소설을 읽는 동안,
흥미와 호기심을 넘어서던 불안함이나 불편함이
읽기를 마치고, 시간이 좀 흐르고나니
이해와 어쩌면.. 하는 공감으로 옮겨가고 있다.
작가의 내공에 제대로 걸려든 것이길 ^^
꿈을 찾아,
희미하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여정은
늘 씩씩할 수도, 즐거울 수도 없다
그렇다고해서
차마 또, 그만 되었다며,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소중한 가치 또한 분명 있다는걸 우리는 안다.
각자에게 다른 길이지만
그래서 고통과 아픔은 본인밖에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그길로 가는것이 맞다고 누군가는 끊임없이 다독여주어야한다.
불특정 다수인 우리도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를 나누어 줄 수 있다.
작가 처럼, 글을 통해. 그리고 공감을 통해.
영성에 관한 부분은 아직 잘 모르겠다.
이번엔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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