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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20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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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쪽 분량의 이야기를 한 호흡으로 끌고가는 일은
정말 수행에 가까운 일이다.
미쳐야 미친다는... 그 말은 정말 맞는것 같아.
어느 하나 상상말라는 글의 시작을
오히려 니가 상상을 어찌나하 보자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머릿속을 바삐 굴린다.
그렇게 상상해봤자,
소설 속 내용은 상상이하일 것이라는 경고는
결국 모든게,
상상인줄 알았지~? 하고 약올리며
사실은 바로 여기, 지금, 현실의 이야기라는 걸
인정하라는 압박이었던 듯.
심사평에서 " 구라가 일품" 이라고 했던 것 처럼
시종일관 나는 고개를 갸우뚱 한다.
이거 뻥이잖아 하면서 당당하게 무시하지 못하고..
흠... 혹시... 하면서
작가의 의도에 그대로 순수하게 말려들어가면서 말이다.
풋.
(그게 의도였을까...도 나의 판단에 따른 거지만. ^^)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
그 글이 책이 되어 나온다면,
책을 선택해 읽은 사람 입장에선 일단 흡수를 하려 들기에
일말, 그 이상의 양심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한다. ... 는게 나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꼭 그렇다고해서
작가가 지구 평화나 세계의 진리 탐구를 할 필요도 없다는
다행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불특정 다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들은 정말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기에
누구 하나에게만 맞출 수는 없는,
어쩔 수 없는 면책의 상황이 (고맙게도) 야기되므로
그냥 이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판을 벌여놓고, 그냥 두면 알아서 즐기게. ㅋ
참
무섭고도 매력적인 일이다.
작가들이 하는 일.
외롭고 또 외롭지 않을까.
세상 어느 일이 안그렇겠느냐만은
역시 예술은 반쯤 미친 정신상태가 있어줘야 하는거징.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타임 스키퍼 이야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어느 날 문득 눈을 떴는데 2년이 흘렀다면..
울며 불며 그들을 찾았을 가족들 생각에 걱정부터 들더라만,
그치만,
딱히 기억할 일이 없는
(사건없어 다행이고 이벤트 없어 아쉬운..?ㅋ)
일 주일이 지나가고
다이어리에 채울 내용도 없다면
어쩜 나도 타임스키퍼와 크게 다를 바 없지 싶네.
그래서 또 한번 여유를 가져야 함을
돌아보며,
나의 만족을 위해 나 자신을 놓아야 함을
그 정신을 허락하다. 후후.
어쩜 캐비닛 속엔 내 이름도 있겠지.
AB 형 , 영어강사,
지나친 상상으로 현실을 복잡하게 만드는 구조의 뇌를 가짐.
가끔 빠져든 감상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병증을 보임.
학생들 앞에서만 절정의 냉정함을 발휘 자라나는 새싹들 기죽이는 재주가 있음. .. 등등.
뭐 그들보다 뛰어날 건 없지만..
종이가 모자랄 만큼의 리스트를 만들 수 있을 꺼야. ㅋ
좀 더 다듬어져
독특한 발상이 더욱 빛을 발하는 작가가 되어주길 ..
끝부분에서 다소 당황한 나의 소감.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