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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5

새 마음으로

197. 나는 그 장면을 볼 때마다 늘 뭉클해지지만, 아마도 그건 기계를 잘 모르는 이들의 기도일 것이다. 어떤 일이 자기 손을 떠나서 할 수 있는 게 더이상 없을 때 올리는 게 기도이기도 하니까. 기계를 아는 기장님들은 차분하게 묵묵히 조작할 뿐이다. 그때부터는 모든 게 기장님들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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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보다도 몸으로 하는 일이 얼마나 귀한지 되새긴다.
주어진 일을 꾸준히 반복하여 자신만의 기술을 갖고, 연륜을 이루는 사람은 위대하다.
성실함이
얼마나 힘있고 귀한 열매인지, 한 사람의 지나온 시간을 그보다 더 정직하게 담을 수는 없다는 것을 실감하며 어른이 된다.

마침 그런 이야기가 담긴 다정한 대화를 책으로 만나 즐겁게 읽었다.    
이슬아 작가의 이웃 어른 인터뷰집.
어른이라는 단어가 포근하게 들린다.
그리운 어른의 모습이기도.

내 손을 떠났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을 담아야 할 때 우리는 기도를 한다. 분주한 작업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묵묵한 고요는 또 다른 기도가 될 것이다. 그런 과정들이 모여 무언가가 된다. 그렇게 모인 무언가들은 어엿하고 단단한 세계가 된다.


다 아는 것 같지만 새삼스러운 순간이 있다.
다정한 대화 속에 꼭 잡고 싶은 순간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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