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 5월 1일 대문을 들어서면 라일락 향이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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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라일락은 한참 전 부터 먼저 봄이었다.
해가 지면 라일락향이 더욱 짙어지니 밤산책이 자꾸 하고 싶어지고.
멀리 어딘지 모를 거울이 여덟개나 있는 작은 정원이 품는 향기가
여기에 닿은 듯하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감문과 수상 기념 강연의 원고, 장편을 낳은 이야기, 정원 일기와 시들이 담긴 새 책.
신간이라해도 가만한 목소리에 실려 익숙하게 느껴지고
이전의 책이라해도 막 지난밤을 지나온 듯 멀지않다.
한 손에 들리는 작은 책이 한달음에 품으로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