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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5

내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350. 나는 또 내일 탈 기차가 있으니까. 기차에 타면 침대 한 칸 만큼의 내 공간이 주어지고, 거기선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다. 잠을 자고 되고, 책을 봐도 되고, 빈둥거려도 된다. 이 도시가 조금 별로여도 된다. 또 이동하면 된까. 설령 이상한 사람이 있어도 언젠가 그 사람이 내리든 내가 내리든 하게 된다. 내가 타는 기차는 언제나 완전 새로운 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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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에 대한 로망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화장실이나 덜컹거리다 열려 버릴 것 같은 문에 대한 염려는 있지만
최선을 다해 단디해두고.
멈추지 않고 달라지는 창밖의 풍경을 쉼없이 감탄하며
달이 뜨고 지는 시간에 오로지 레일을 밟는 기차의 소리만을 배경으로 두고.  
지루할지도 모르니 이것 저것 좋아하는 일들을 가방에 꾸리는 준비 과정까지.
낭만이다.


이다 작가의 그림과 책은 알고 있었지만, 내 손으로 시리즈는 처음이다.
여행지에서의 설렘과 감동을 손글씨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잡아두고 싶은 마음이 있다.
경험을 온전한 나의 것으로 기록하고 싶은 마음.
현실의 손놀림은 한계가 있어, 어설픈 끄적임과 시간단위의 일과가 남기가 대부분이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의 손길만으로 완성된 여행기는 너무나 근사했다.
러시아 역사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혔다.

1월에 읽는 여행 이야기는 유독 재밌다.

세계 어느 곳이든, 사람이 산다면
사람 사는 곳인데...  
하루속히 전쟁이 끝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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