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이야기/2024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6. … 이것은 마치 잠자고 있는 사람 위로
          등불을 가져가면
          그 사람이 불빛 때문에
          기지개를 켜거나 돌아눕지만
          눈을 뜨지 않는 것과 같다.


____

아마도 잠든 모습’도‘ 보고 싶었던 것이지
깨우려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므로.
뒤척이는 몸짓에 닿지 않으려 재빨리 움직이는 팔 그림자가 창 밖으로 길게 늘어났을 것이다.


____

시의 일부는 언제나 나의 삶에도 걸쳐있다.

그냥 시집이 아니라 시선집.
드로잉들은 어찌보면 우스꽝스럽지만 그린 이가 카프카인 덕분에 어엿한 작품인 것이다.

그는 이 끄적인듯, 흘린듯한 그림들이 ‘카프카의 드로잉’ 으로 불리며 책으로 태어날 것을 계획 아니 예상이나 했을까.

나중에 (혹은 죽고 난 후에 ) 어떤 인물로 남을지 모르니 스스로가 약간이라도 비범하다 싶을 때 뭐라도 끄적여 놓아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은 기억을 연장하므로
손을 놀리는 일은 역사가 되고만다.










'책이야기 > 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0) 2024.05.20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0) 2024.04.30
애도일기  (0) 2024.04.12
다 하지 못한 말  (0) 2024.04.04
만질 수 있는 생각  (0) 2024.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