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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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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철학하는 아이 어떤 일은 정말 그에 맞는 때가 딱 있는가보다. 오랫동안 책장에 머물던, 몇 번 시도했지만 진도가 좀처럼 안 나가 다시 넣어두곤 했던 책인데, 우연히 다시 읽으니 새삼 수많은 문장들이 내게로 온다. 물론 아이는 마음대로지만, 엄마는 그림책만 읽어서는 안된다. 정답은 없는 수천의 물음표들을 떠올리고 생각이라는 걸 해야하지. 희망과 진정성에 대한 설명에서는 그런 삶을 사는 아이를, 나를 기대하게 된다. 무형의 가치와 힘을 믿는다. 나 자신이 안으로부터 단단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공부를 꾸준히 해서 아이의 열 살을 맞아야지. 미뤄둔 철학 책들을 다시 꺼내들어야겠다. ​
단단한 영어공부 나의 영어공부는 물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아이의 영어를 고민하는 부모로도. 공부, 그 자체에 대한 고민까지 나아가도록 한다. 유익하고 책 전반에 깃든 작가의 마인드가 너무나 바람직하여 저절로 박수치고 있는 나.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고 의욕적이게 해주었어. 마지막으로 가며 차고 넘치던 아름다운 문장은 선물같았고. 아낌없이 그은 밑줄을 다시 읽고 손으로도 써봐야지. ​
숨결이 바람 될 때 대여섯번 이상은 망설였던 책이다. 장바구니에도 오래 있었고, 도서관 대출 데스크까지도 여러번 가져갔었던. 서가의 자리까지 기억하게 되었다. 어떤 책인지 소개를 충분히 들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내 모습 보나마나라며 내려놓았다. 한 번쯤 읽어보면 좋다는 추천이 꾸준히 들려왔고 분위기 좋은 사진의 배경에서 눈에 띄기도 했다. 다시 바람이 매서워진 어제. 반납 알림 메시지를 받고 게으름 피울 수 없어 도서관으로 갔다. 읽을만한 책을 찾다,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인 이 책을 결국 빌렸다. 죽음을 마주하는 게 두려웠던 것 같다. 자신의 죽음을 글로 썼으니 고통 또한 생생하리라 짐작했다. 제법 손때가 묻은 책 표지를 쓸어가며 가볍게 떠있는 깃털을 바라보며 눈물이 흘러도 담담함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랐다. 폴 칼라..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 박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 읽고 또 읽는 동안 지하철의 커다란 소음이 잠시 지워졌던, 한 문장 한 문장이 내 안으로 걸어들어와 가슴을 쿵쿵 치는 것 같던 이 시를. 오늘을 보내기 전 다이어리에 가득 적어 두었다. 접어둔 모서리가 많아 책 아래쪽이 도톰하게 잡힌다. 다음번엔 모서리를 펴가며 그의 시를 다시 읽어야겠다.
컬러의 말 재미와 의미. 둘 다 담은 책. 빛을 잃거나 빛을 얻은 컬러들의 빛나는 이야기. 과학이자 고행의 결과물인 염료들. 중독의 위험과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두려움을 감수한 예술가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의 세상이 더욱 컬러풀한 거겠지. 배경으로 존재하거나 선택의 대상이 되는 여러 색들이 저마다의 이름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음을 읽으며 새삼 하나하나 남다르게 느껴본다. 지금까지 읽은 컬러를 다룬 책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 ​​
친구가 뭐라고 오늘 아침에도 시즌맞이 톡을 한바탕 주고 받았다. 풀어놓는 내용은 저마다 다르나, 그 안의 심정이 같아서 느낌표와 쩜쩜쩜을 부지런히 찍어대니 벙긋도 않은 입이 마른다. 곧 봐. 응. 얼른 봐. ... 그 말이 힘이 되고 그렇게 우린 하루를 이어가지. 씩씩하게! 분주한 아침 잠시 즐거웠어. 마음으로, 소리내서 “얘네들은 내 친구야.” 열 손가락 안에 들어오는 소중한 내 친구들. 수가 많지 않아 고민이었던 때는 딱 한 번. 결혼식날 친구 촬영 시간을 앞두고 그랬는데, 그 날의 내가 지금 처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소수의 인물들과 오히려 더 멋진 연출 사진을 찍었을 거다. 때 맞춰 편지를 쓰고 매년 생일을 다이어리에 적어두며 그들이 태어난 것을 감사하고 좋은 날이면 톡을 열고 굿모닝과 굿나잇 사이..
당신의 이런점이 좋아요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이 계속 나오면 좋겠다. 이런 이야길 하는 사람이 별난 사람이 아닌 세상이면 좋겠고.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일부러 대출을 해서 느긋하게 앉아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한 사람의 한사람을 위한 시. ​ ​​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을 따라 그려보았다. ​​ 그리고 여기를 넘긴 후의 이야기는 더 좋았다 ^^
네 이웃의 식탁 익숙한 모습이 기괴하게 느껴진다. 나도 이런 사람들을 알지. 이 책을 읽은 누군가는 나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너무 짜증나서 빠르게 읽어 냈는데, 글을 쓰는 동안 또렷하게 기억나는 장면들. 으. 너무 싫어 👿 한 집에 사는 사이도 (바로 가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임을 깨닫고 외로움을 체감할 시간이 필요해. 고독한 기운이 깨어날 때 느껴지는 안전하다는 안도감. 홀로 선 나를 느낄 수 밖에 없으니 목소리를 들을 기회를 갖고, 온갖 배경을 지운 자기 자신을 바라볼 틈이 비로소 생긴다. 비장하지 않아도 그런 시간의 있고 없음은 그야말로 ‘무언가’ 있고 없는 삶으로 드러난다. ‘함께’라는 건 정말 말랑한 말이고, 함께라면 개인의 한계를 넘어서 더 멀리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