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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친구가 뭐라고

오늘 아침에도 시즌맞이 톡을 한바탕 주고 받았다. 풀어놓는 내용은 저마다 다르나, 그 안의 심정이 같아서 느낌표와 쩜쩜쩜을 부지런히 찍어대니 벙긋도 않은 입이 마른다.
곧 봐. 응. 얼른 봐. ... 그 말이 힘이 되고 그렇게 우린 하루를 이어가지. 씩씩하게!
분주한 아침 잠시 즐거웠어.




마음으로, 소리내서
“얘네들은 내 친구야.”
열 손가락 안에 들어오는 소중한 내 친구들.

수가 많지 않아 고민이었던 때는 딱 한 번.
결혼식날 친구 촬영 시간을 앞두고 그랬는데, 그 날의 내가 지금 처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소수의 인물들과 오히려 더 멋진 연출 사진을 찍었을 거다.


때 맞춰 편지를 쓰고
매년 생일을 다이어리에 적어두며 그들이 태어난 것을 감사하고
좋은 날이면 톡을 열고
굿모닝과 굿나잇 사이에 아무말 안해도 괜찮은.

그런 친구들이 있지.


책 속의 등장하는 작가의 친구는
어린날의 오빠로 시작된다.
질문을 건네는 대담자까지.
가족도 옆집 아이도 세상에서 만난 누군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책 속의 아이는 자라며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우정을 만들기도 하고, 그저 친구이기만 관계를 유지하기도 하면서.



어린 시절의 이름들을 떠올려본다.
그 때 그들 곁의 나는 어땠는지 기억해본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네.

친구.




현재의
나에게
영감과 감동을 준 책이다.


뭐라고 시리즈, 다시 읽어야겠어.
🧐








______

P25
얄미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서로 노려보다 보면 왠지 생기가 난다고나 할까. 그러고는 또다시 함께 엉켜서 사이좋게 놀아. 싸우고 나서 다시 사이가 좋아지면 어쩐지 상대가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거야.


P83
그래서 거센 물살처럼 친구들에게 비밀을 쏟아 내고 있었지. 그런데 말이야. 내 생각이지만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긴다는 것은 뭔가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누군가가 생긴 것 같은 느낌도 들어. 자신을 정당화하고 그걸 친구들이 보완해주는 거랄까.


P170
타인의 라디오에 맞춰 국민체조라니.


P198
생각해 보면 친구란 것은 쓸모없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 존재다. 나는 친구와 함께 아무 말 없이 돌 계딴에 앉아서 바람을 맞으며 몇 시간이나 멍하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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