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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1-2015

어린왕자

어린왕자
카테고리 소설 > 프랑스소설
지은이 생텍쥐페리 (인디고,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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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좀 멀리 나가는 길에 들고 나섰다.
읽을 때마다 역시나 다른 감정이 남는다.

누군가 그랬다.
이미지로는 이보다 더 확실한 캐릭터도 없을 거라고. 
그렇지만,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읽은 사람은 그만 못할 거라고...  


그 말이 내내 걸려.
결국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한 권이 있는데, 또 선물을 받았다.
새로운 일러스트로 사춘기 소녀들이 사랑할 만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은 책이다.
 
사각사각 연필을 들고.
같은 책이 두 권이나 되는 호사를 낙서로 누려본다.



그래서 나는 여섯 해 전에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가 고장을 일으키기 전까지 진정한 말동무 하나 없이 홀로 지내야 했다.
- 세계에서의 고립이 또다른 만남을 불러온다.

그러니 해가 뜰 무렵 작고 여린 목소리가 나를 깨웠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래서 그 만남은 설명이 필요없는, '우연히 그냥 그렇게 일어나는' 일이다.

내가 차츰차츰 그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우연히 들려준 이야기들을 통해서였다.
- 누구에게나 이야기는 필요하니까.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 큰수와 많은 수를 더.

어린왕자는 잠시 놀라더니 이내 겸연쩍어하며 빙긋 웃었다. "아 참, 여기가 우리집인 줄 알았네."
- 해가 지기를 기다릴 수도 있지만, 해 지는 곳을 찾아 갈 수도 있다.

거짓말을 하려다 들켜 버린 꽃은 자신의 잘못을 어린 왕자 탓으로 돌리려는 듯 헛기침을 했다.
- 순간, 아름다움을 가린 것은 꽃의 허영이었을까, 그렇다고 생각한 편견이었을까.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마시지" "뭐가 부끄러운데요?" "술을 마시고 있다는 게 부끄러워!"
- 잊고 싶지. 뭘 잊고 싶은데. 기억한다는 사실을 잊고 싶지.

만약 내게 53분이 주어진다면, 난 샘이 있는 곳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 텐데...
- 선택. 물에서 자유로와지거나, 샘을 찾아 나서거나. 



그리고 그 뱀은,
비록 한 발 씩 다가가며 시간을 나누는 노력은 않았지만.
겨우 세 번 만났을 뿐이지만.
밀밭이 흔들리는 즈음이면, 사막의 바람이 더욱 눈부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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