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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16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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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두 세 페이지에 한 번 씩
책은 뒤집고, 턱은 괴고, 멍- 하고
뭐 그런 독자가 되게 만드는
참으로 쉽지 않은 소설을 써내는 이.
어렵지만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궁금해서
꺼이꺼이 따라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달까.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좋아한다 말하기도 수줍은 작가의 여행기.
어떤 어떤 작가들의 흔적을 좇는 추적기.
덜컹거리며 먼지를 일으키는 버스를 타고,
이미 지도에서 사라진 주소를 들고,
눈 앞의 세계 - 그 너머의 경계를 희뿌옇게 만드는 경험들을 들려준다.
산문이다보니
작가의 인간적인 모습이 본의아니게 드러나서
그간 조심스러웠던 독자는 좀 편해지기도 했다.
여전히 쉬크한 그의 글이지만
나와의 경계가 사라진 듯.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세계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지나야할 문이거늘
그 고민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그리고 무사히 겪어낸 가진자의 여유가 느껴져서
한 편 부럽기도 했다.
별이 가장 많은 뻬루의 어느 섬에 대한 이야기를 흘려 준 것도 좋았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낯선땅에 설 수 있는 무던함이 좋았다.
막상
소설이 아닌 그의 글을 읽고 나니.
누군가를, 어딘가를, 어느 시절을 이해하기 위해 글을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 받기 위함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