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너무 욕심을 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들 그 정도 욕심은 내고 살지 않나. 아닌가. 욕심을 채우면서도 죽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아니다. 모두 죽는다. 하지만 욕심 때문에 죽진 않는다. 아니다 욕심이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아니다 욕심 없이 살아도 죽긴 죽는다. 그 때문에 인생은 비극이다. 비극과 불행은 다르다. 행복하고 싶었다.
__
삶과 죽음은 전후로 연결된 것이 아닌 겹쳐있음이다.
일어나 앉고, 멈추었다 걸으며, 한 번은 살고자 한다.
죽음에서 멀어질 수 없어 죽음을 이고 혼자 남는다.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원도의 끝을 확인하기까지
나의 감상은 건조한 바람에도 쉽게 날리는 낙엽만큼 말라버렸다.
처연하다.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은 상처만 남은 벼랑 끝에 서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뿐일 때
가까스로 힘을 내기 위해 축적된 사랑의 흔적이 필요하지만
누군가는 한 톨도 얻지 못하여
불행하기 전에 비극에 함몰되고 만다.
'책이야기 > 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궁궐 걷는 법 (0) | 2024.10.25 |
---|---|
대온실 수리보고서 (0) | 2024.10.18 |
나는, 오늘도 8.버리다 (0) | 2024.09.28 |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0) | 2024.09.23 |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0) | 2024.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