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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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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너무너무 재밌다. 장류진 작가의 책을 다 읽었는데, 읽고나서 재미없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 다음 책도 분명히 재미가 있겠지! 문장이 한 줄 한 줄 넘어가는 걸 따라가면서 소리내서 깔깔거리고 웃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혼자만 아는 미소가 아니라 옆 사람도 들리는 깔깔 웃음소리. __ 사람들 사는 모양이 다 그렇다. 다 비슷해. 죄다 다른 사람들인데 말이다. 보고, 듣고, 읽고, 살피고 나니 결국 다들 비슷하구나. 다 아는 일이었지만 다시 알게 되는 과정은 단정도 확인도 아닌 발견이고 실감이다.
유원 20대 중반 사회생활을 막 시작해 한창 친구 아닌 사람들과 긴 시간을 보내던 시절. 옆 책상에 앉은 이에게 세상에서 둘도 없는 나쁜이가 나에겐 그런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배웠다. 그러는 중에 먼저 알게 된 이를 향한 죄책감 배신감 의구심을 품기도, 새 사람을 보면서도 비슷한 감정들을, 그러다 나 자신에 대해서마저 온갖 감정에 휘말리고 나서야 결국 사람은 내가 직접 겪어보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결론은 이후로 나의 인간관계를 지배해왔지만, 나만의 결론이기에, 어울려야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늘 명쾌하진 않다. 다만 나는 그래도 결국엔 내가 직접 겪으면 ‘괜찮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런 희망을 품고 있는한 어떤 사람이든 결국 바라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고. ..
일기 황정은 작가의 에세이 . 너무 좋은 책이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꾸준히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이들의 기록을 잠깐씩 들여다보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새로운 세계를 우연인 듯 만나게 되고, 그래서 어제와 다른 나의 일기를 쓰게 되는 것이 독서의 기쁨일 것이다. 작약의 향기를 맡으며 써내려간 문장을 자신만 알아볼 수 있다던 이야기는 너무나 그림같았다. 작가이기에 향기를 문장에 저장해둘 수 있구나. 마음에 들었어. 담담하게 일상을 살아가는데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용감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어. 소리내어 말해야 든든하다던 근육들이 오래오래 버텨주길 바란다. 책장에 모셔둔 작가의 소설을 드디어 읽게 될 것 같다.
나인 외계인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만 같다. 이 지구에 인간 뿐이라면 낭비이겠고. 들을 줄 아는 동물보다 듣고 있는 식물쪽이 더 큰 위로다. 성장하는 이야기는 따뜻해. 인간이든 인간이 아니든,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름답다.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작가의 이름을 기억. 잘 쓰는 작가들이 어쩜 이리 내 주변에 자꾸 등장함?! 조해진 작가와 함께 올해의 발견이어라. 소설들의 주인공은 이상한 사람들이지만 전혀 낯설지 않고. 왜 이렇게까지 할까 싶으면서도 나는 너무나 공감을 하며 따라 가고 있는 것이다. 소설은 시대를 담기에 필요에 의해 과거를 조사(?)할 때 혹, 낯선 나라의 지난 세계를 알아볼 때 그만한 것이 없다 생각하곤 했는데. 이 책은 대한민국의 지금, 특히 젊은자들( 으, 젊은이, 이 단어를 이렇게 남 얘기처럼 쓰는 거 무지 피하고 싶은데 내 삶과는 조금 빗겨있는 기분이 들었으니... 꼭 나이때문 아닐거야. 회사를 다니고 있지 않아서 였을지도. 무튼.) 의 하루 하루가 너무나 잘 그려진 소설이다. 시간이 좀 흐르고 나면 누군가에게 꼭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