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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복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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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삶 61. 모든 부모가 언젠가는 아이를 실망시키고, 그 실망은 도둑맞은 신발같은 사소한 사건 때문에도 비롯된다는 것, 그 누구도 그걸 피할 수 없고, 나처럼 어떤 아이는 오랜 세월이 지나서도 그 사소한 에피소드를 기억하고, 기억하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이해하면서도 아쉬워한다. / 그렇지만 그게 부모를 증오하거나 무시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누군가를 실망시킨다는 것은 마치 우주의 모든 물체가 중력에 이끌리는 것만큼이나 자명하며, 그걸 받아들인다고 세상이 끝나지도 않는다. __대신하는 문장. 천 개의 강에 비친 천 개의 달이 있다. 천 개까지 아니어도, 열 개의 나라도 찾으려들면부모라는 강부터 건너야 한다. 어린 시절의 나, 내 안의 어린 아이, 부모로 부터 뻗어나온, 부모를 돌아보아야 하는 그런..
헬로 뷰티풀 108. 네가 그냥 보조 사서도, 그냥 대학생도 아닌 거 알지? 넌 실비 파다바노야. 그는 실비가 유명한 탐험가나 전사라도 되는 양 유쾌하게 실비의 이름을 말했다. * 살다보면 이름을 잃고마는 순간을 겪는다. 평생을 나와 가장 가까이 머무르지만,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이름. 그 이름에 의미를 담아주고, 기운을 불어넣는 힘을 얹어 두는 존재는 얼마나 소중한가.부모가 없을 때조차 이름은 남는다. 어떤 부모는 그럴 틈없이 먹이고 입히는 일이 우선이고어떤 부모는 우선 인 것을 하지 못해도 이름을 불러준다. 마음의 길은 가 닿기도 하지만, 목적지를 완전히 바로 보기란 불가능하니 더 자주 어긋난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찰리는 죽음 이후 자매들에게 기억하고 싶은 아빠로 남았다. 부모의 일은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 가..
플롯 강화 145.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삶이 바뀌길 원하며 변화가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고 싶어한다. 때문에 성장 스토리는 언제나 사랑을 받고, 독자들은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품는다. __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글쓰기 책을 읽어왔다. 작가들의, 기자들의, 한국의, 외국의 글쓰기 안내서들을 참 많이도 읽었다. 그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말해왔지, 그만 읽고 이제 좀 쓰라고. 글쓰기에 관한 책들은 매번 재밌었으니, 그 중 한두가지 비법 정도가 내 안에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책들의 목적과 기능은 분명해서 읽는 동안 즐거웠다는 소감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았고, 불편한 찔림이 자꾸 생겨나 글쓰기에 관한 책을 끊었다?!. ( 아주 냉정한 면이 있는 사람이다, 내가. ) 그런데 이 책이 왔다. 소설이나 ..
작별인사 죽음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든다. 아주 먼 미래의 인간 아닌 존재들, 그들을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을 다 빼고나면 남은 이들끼리 사람이라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작가가 자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새롭고 인상적이었는데,이 책을 읽으며 깊은 생각들의 시간을 짐작하게 된다.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 이미 동의했지만 기술의 도움으로 장애와 불편을 극복하고 편의를 얻은 우린 이미 어떤 의미의 인간을 넘어서고, 지나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 이용은 현재 일부에게 특권이지만. 극복의 단계를 넘어 향상(혹은 영원)을 목적으로 하고 몸의 일부를, 정신의 일부를 자발적 의지로 고쳐 단다면 그런 이들을 빼고 사람이라 부르게 될까. 이런 저런 질문들, 하염없이 떠오르는 생각들. 과학의 끝은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