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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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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누스 푸디카 4월의 시집. 박연준 시인의 시는 처음이다. (대부분의 시인이 처음이지) 내가 지금껏 읽었던 시들과 결이 다르다. 강렬하고 어렵다. ( ) 와 , 의 사용이 너무나 인상적. 시인의 발자국을 꼭꼭 따라가는 기분이 들기도 자유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집의 제목, 표지도 모처럼 아름답다. ​ 느려지기도, 서두르기도 하면서 한 권씩 늘어가는데 읽을 수록 더 좋다. 원래 그런 건가 시는.
아몬드 ​ 무표정에서 옅은 감정이 새어 나오는 소설과 잘 어울리는 표지이다. 그 어울림을 알아차리게 된 건 소설을 건넌 후의 일이다. 잠이 잘 오지 않아 잠깐 손에 들었는데 12쪽에서 무려 여섯 사람이 죽었다. 너무 놀라 내려 놓지 못했고 이야기의 끝까지 도달하는데 두 시간이 채 안 걸렸다. 깊은 밤이 되었고, 이야기를 안고 잠든 나는 꿈 속에서도 내내 그 아이들의 주변을 맴돌았다. 사람을 안 다는 건 세계를 살아가는 일이다. 그 사람과 맞지 않는다는 말들은 때론 세상을 피하는 얼마나 쉬운 핑계였는지. 결국 살아내기 위해 관심은 필요하다. 재밌는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이기에 아이들에 많이 읽힐 것이라 생각하니 너무 좋았다. 이야기를 건너 증폭될 아이들의 마음 속 온갖 감정들이 기대된다. 아끼는 소녀에게 선물로 ..
걷는 사람, 하정우 건강한 사람이다. 끝까지 파고 드는 열정. 그리하여 오른 자리.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연기. 배우, 특별한 사람으로 사는 그의 모습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걷기. 자기가 먹을 요리하기. 잘 쉬기. 신나게 하는 친구들 얘기. 평범한, 한 사람으로 사는 하정우의 모습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랑삼아 하는 모습도 일상을 자신이 원하는 평안으로 이끌고 가는 노력도 모두 다 건강하다. 몸과 마음의 건강함이 보기 좋았다. 믹싱. 제작에 관한 이야기들 낯설기에 흥미롭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재능에 관한 글 참 좋았다. ​ 화려하고 유난스런 연예인들, 어디에 서 있는지도 모르고 떠들어대는 한국의 남자들에 질릴대로 질린 요즘, 이런 건강한 인물의 이야기가 전부 와닿았다 할 수 없지만 (내용의 문제가 아니다. ..
공부머리 독서법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하다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책을 평생 친구, 그 정도만 삼길 바랐는데.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는 길을 막연하지 않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읽어야하는 (아이 말고, 나도!) 명확한 근거와 재미를 넘어선 책의 효용, 독서의 가치를 깨달았다. 가장 중요한 ‘아이 중심’을 분명히하니, 육아 혹은 교육 지도서로도 끝까지 훌륭하다. 그 카테고리의 다른 책들과는 다르다. 지금의 아이에게는 천천히 읽기를 적용하면 될 것 같고. 내가, 내가 해 보고 싶은 것들이 더 많네. 경계를 넘어서고픈 마음. 도서관에 예약대기가 하도 길어, 동네 친구한테 빌려서 보았고 메모를 좀 했는데. 한 권 사둬야겠다. 이 모든 걸 아낌없이 풀어 쓴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
여수 ​​ 시인은 어디를 가도 어디가 아니어도 시를 쓰는 사람이구나. 서효인 시인하면 ‘웃는 사람’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시가 슬펐다. 그랬다.
어휘 늘리는 법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 한계를 뛰어 넘고 싶은 마음은 끝없이 든다. 공부. 요령과 비법은 크게 다르지 않지. 어휘의 가치를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공부는 어렵다. 억지로아닌, 어려운 채로 공부하는 것이 어른되어 달라진 점. ​ 15. 모든 말은 필요에 의해 생겨나기 마련이므로 어느 것이 가치 있고 없는지를 따지는 일은 부질없다. 17. 글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핵심은 적확하게 사용된 어휘를 통해서 드러난다. 반대로 문장이 아무리 미려해도 잘못 사용한 어휘가 들어있으면 그 문장은 가치를 상실한다. 22. 어휘를 늘린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양과 질을 늘린다는 것과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양상은 대부분 언어 행위를 매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 어휘가 지식 습득의 기본이 된다.....
그대는 할 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시인의 글은 다정하게 들린다. 읽는 내내 그랬다. 허수경 시인이 하늘로 가고 나서야 이런 사람이 있음을, 이런 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병의 끝. 영원한 평안을 맞이하셨길. 일상을 벼리는 시선. 읽는 이의 편안함은 쓰는 이의 고투에서 비롯되었으리라. 시인의 글에 기대어 우는 여러 사람들의 떨림이 그저 바라보고 섰는 내게도 전해지는 듯 했다. 다정한 분이었구나. 가만한 당신의 글을 읽으며 내 할 말을 찾습니다. 일상의 순간을 문득 멈추어 다시 보게 만드는 작은 글들을 읽었어요. 그리고, 그 많던 할 말들을 내 쓸 말로 바꿔갈 용기를 얻습니다. ​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강력추천. 함께 사는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책. 내가 잘 사는 법에 대한 고민과 다른 사람이랑 사는 요령에 대한 고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 한다. 그이에게 추천해둔 상태라 긴 말은 잠시 미뤄두고 기다리면서 한 번 더 접어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