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알고 시작했지만
여전히
엄마와 딸의 소설은 어렵다.
나의 엄마에 대해 생각하는 건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된다.
내가 엄마가 되었어도 그렇다.
흔히들 하는 말처럼 쉽고 편하면 좋으련만.
내 마음엔 뭐가 그리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난 반쯤 외면하고 반쯤 희망을 품는다.
엄마라는 단어는 너무 무겁다.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렇다.
무심한 남편들의 말들이 너무 싫다.
사랑하지만, 혹은 도리는 하지만 어느 순간의 무심함을 스스로 무심하게 넘기는 그 존재들이 너무 싫다.
나의 할머니들은 두 분 다 작은 사람이었다.
흐릿한 동화 속 등장인물 같던 할머니들.
어렸을 적 그림들.
그러고보면 할머니는 어린시절을 채우는 사람인가보다.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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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4 자유분방함이랄까, 천진난만함이랄까, 달빛 아래 핀 밤 벚꽃처럼 속절없이 화려하고 대책 없이 속된 면이 좋았다.
P115 손등에 입을 맞췄다. 정말 근사한 날이었다.
P118 우리는 타인이 하는 모든 말의 의도를 어떤 식으로든 알아낼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많은 경우 세상의 그 누구도 어떤 말의-심지어 자신이 한 말조차도- 의도를 명확히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
P120 이 일을 기억할 때마다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진실이다. .. 물론 타인의 상처를 대하는 나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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