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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16-2020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프랑스 육아> 를 읽고도 그랬지만
육아도 교육도 부모만으로는 안되는것이다.

한 사람의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온전히 자기만의 삶을 마주하기 위해서 아이도 부모도 서로 그저 곁에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일 때, 그 때 제대로 된 안정적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부담과 의무만이 남은 사이가 아니라 믿음과 진심을 담은 지지를 보내며 삶의 소중한 사람들이 되어가는 것.

어디서 사는 지가 이렇게나 결정적이다.


한국에서 아이를 기르며
우리에게도 분명 좋은 것이 있지만.
부럽다.

아이들이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
아이를 아이가 아닌 사람으로 대했을 때, 부모인 나도 부모 아닌 사람으로 서게 된다.
의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강압과 서두름만 남은 육아가 아니라, 이해와 기다림으로 시간을 보내며 신비한 육아를 경험하게 된다.


내 아이를 바라보면 걱정이 먼저 든다.
‘여기’가 아닌 ‘세상’으로 나가길 바라면서
그 세상에서 만난 친구들의 풍요로운 영혼을 마주하고 혹시나 자신의 모습에 답답하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아이의 몫이겠지만.

아이가 어릴 적 부지런히 읽던 육아서.
동네 친구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육아서는 장기 복용해야 하는 약이라고.
아이 덕분에 울컥 내지는 버럭할 때가 하루에도 열 두번이 넘는데, 읽고 있는 육아서가 있다면 약발이 도는 까닭에 진정이 가능하기에.

오랜만에 약 한 권이었다.
부디 오래 가주길.


____

팔락거리는 포스트잇.


19. 나와 칼리 사이에 언쟁이 생기면 희완은 언제나 아이 앞에서 나의 권위를 먼저 세워지고 엄마 말이 옳음을 아이에게 일깨운다. 설혹 우리 사잉에 이견이 있더라도 아이 앞에서는 부모가 한 팀임을 언제나 상기시킨다. 엄마 아빠가 있은 후에 네가 생겨 났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확인시켜주는 것은 아이에게 서운함이 아니라 오히려 든든함이 된다.

38. 이토록 다양한 형태의 커플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면서 정상성의 범위가 무한대로 확대되고, 더불어 안정성의 개념 또한 확장된다. ... 완고한 둑과 같던 가족의 형태가 무너지자 사람들은 형태를 넘어선 삶의 질에 집중했고, 그 결과 훨씬 쉽게 행복에 이르기 시작했다.

66. 프랑스와즈 돌토 ... 세 번째, 아이들에게 진실을 말하라. 아이들은 언제나 자기 삶에 대한 직관을 가지고 있다. 진실이 올바로 전해지면 아이는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을 성장시킨다.

70. 정신분석학자 낸시 아이젠버그 박사에 의하면, 아이가 ‘공감’을 많이 경험할수록 사회성은 발달하고 공격적이거나 반사회적인 태도는 줄어든다. 성장하기 위해 두뇌는 ‘안정적인 관계’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두뇌를 일깨우는 햇볕과도 같은 것이다.

82. 만인을 향한 존중의 언어인 동시에 그들과의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나를 지키는 언어였다. ‘메르시’를 넉넉하게 말하는 사람은 우아함을 획득하며, ‘봉주르’를 자주 건네는 사람은 너그러워진다. ‘실트플레’를 잊지 않는 사람은 품위를 얻게 된다.

95. 외국어로 동요 배우는 시간의 즐거움

132. 영웅을 섬기지 않는 사람, 자신의 사고를 지배하는 절대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자유롭고 강인한 사람이다. 영웅은 사회를 쉽게 통합해주지만 다윈적 가치를 방해함으로써 결과적으론 건강한 사회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니까.


135. 훤히 파악되는 아이들에 대해 편견을 갖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타성에 젖지 않고 사랑으로 보듬어간다는 것은 단단한 직업적 소명의식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겠다는 생각을 했던 계기였다.

144. 생각의 놀이터, 철학아뜰리에

157. 아이를 기분 좋게 해주면서 약간의 채찍을 던지는 문구였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평가였다. 그리고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와 견주어 어떤 점에서 나아져야 하는지를 제시해준다. 경쟁의 대상이 옆 사람이 아니고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라는 사실. 너무 다행스럽다.

344. 나만의 사고체계, 세계관 없이 세상에 발을 딛는 청년에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바로 대세를 좇는 삶이다.

349. 바칼로레아 철학시험에 온 사회가 시선을 집중한다는 말은 학생들의 점수에 신경을 곧두세운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험에 출제된 문제들은 현재 프랑스 사회를 향해 철학자들이 던지는 예민한 질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험장에 도착한 아이들뿐 아니라 온 사회가 그 질문에 답해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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