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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 밤에 딱 좋은 쇼팽의 녹턴을 처음 들었을 땐,
어쩜, 그도 역시 뜬 눈으로 지새운 밤이 많은 이였겠구나... 했더랬다.
한참 빠져 듣다보면,
리스트 작곡이라고 하고마는 곡들이 내 가슴을 찌를 땐,
어지간하게도 뾰족하구나 싶었고.
클래식 애호가라 하기엔 뭣하지만
하루에 반나절은 듣고 있는 것 같다.
작곡가의 이름과 작품번호, 그리고 따라붙은 낯선 말들을 기억하는 일은 아직도 낯설다.
살짝 발담근 호기심의 영역에
'연인들'이라는 내가 좋아라하는 키워드가 만난 책이다.
작품의 창작자, 사람에게로 관심이 옮겨갈 즈음이 되기도 하였고.
제목이 보여주듯
천재소리 듣던 음악가들의 삶, 그 중에 사랑, 그 안의 여인들 이야기이다.
창조의 작업과 타고난 비범한 기질들이 다른듯,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 처럼,
그들의 여인들도 그런것 같다.
결국, 사람사는 것이 다 그런가... ( 아, 이렇게 가면 너무 재미가 없어진다. )
순정을 품었으나, 진실을 잃었으며, 영원하지 않고
선택을 했으나, 전념하지 않았으며, 모든것을 앗아간다.
사랑이 예술의 시작이라면,
그 중에 남녀간의 에로스는 가장 살아있는 뮤즈가 될 수 밖에 없다는것이
나의 오랜 생각이다.
그런데,
편치않은 연인들의 이야기를 잔뜩 접하고 나니
문득,
당사자의 인생에서 죽음을 불사하는 애끓는 사랑이며, 평생의 하나로 기억될 이야기들이
연예란의 가십처럼 느껴지더라.
천재라면 사랑은 당연히 폭풍 속에 갇힌 듯 힘들어야 제격이지... 라며 말도 안되는 일반화까지 하고 앉아서는.
궁금하고 듣고 싶은 얘기들.
조금씩 나누어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만나는 게
우선이고.
검색된 정보의 표지는 내가 빌린 책과 다르다.
촌스러운 판단일지 몰라도,
클림트의 키스하는 연인보다는 악보위에 놓인 여인들 쪽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