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나라면.
1. 시간 여행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거로 갈 것인가 미래로 갈 것인가
2. 나선형 시간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가
3. 미래를 알기에, 누군가의 삶에 개입할 것인가
4. 개입의 근거는 주관적일텐데 책임은 어디까지 질 수 있을까
5. 사랑하니까 하는 거짓말은 어디선까지 용인할 수 있을까
_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 일이 있으니 과거로 가는 것일테고,
지금 이대로 괜찮다는 격려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미래로 가는 것일테다.
과거쪽으로 기운다.
아이는 당연히 미래로 간다던데.
시간이 자꾸만 물러나니,
‘내일’을 예측하는 것도 ‘오늘’을 기록하는 것도 의미 없어지고만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원인과 결과가 나란히 늘어서고,
벌어진 일의 이유를 알고나야 일단락이 짓고 넘어갈 수 있는
나는
그대로 넘어가야 하는 시간들이 불안했다.
내가 살고있는 오늘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다 안다고 다 본다고 할 수 없으면서 말이다.
낭만이기보다, 전투에 가까운 시간여행.
여행이라 부르지말고 체험 경험 차라리… 으…
개입의 유혹이 어마어마 할 것 같지만
개입의 동기는 나 자신이 원인일 순 없을 것 같다.
악을 막아내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그로인한 책임은 나눠져도,
온전히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끼어들고 세상이 달라진다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_
(스포주의)
가족 구성의 모양이 우리와 같다.
주인공이 아이를 대하는 마음, 남편을 대하는 마음의 일부가 나의 것이기도 하여 얼마나 조마조마하게 읽었는지.
자식의 일탈은 그 행위 자체가 주는 충격보다,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는 부모로서의 자괴감이 일으키는 절망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결정적 그 행동에 안도가 들기도 했다.
행동 동기가 갖는 의미가 중요하니까.
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은
극적이고 피할 수 없었다기보다
가장 여린 한 사람을 구하는 순간이었고,
결국 많은 사람을 구하게 된 단 한 번의 개입이었다.
불안을 이겨내고 끝까지 읽어낸 덕분에 (중간에 포기할 수도 없었겠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가정이 가진 단단함 힘을 보았고,
우리에게도 있을 끈끈한 믿음을 떠올리니 든든해졌다.
_
마지막 질문의 답은 아직이다.
거짓말은 무조건 안해야 하는데 말이다.
전부다 거짓말일 수 있는 사랑을 지켜내면 사랑 그 자체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흔들리지 않고 그럴 수 있을 까.
할 수 있을 것도
흔들릴 것도.
_
영화 나오면 꼭 봐야지.
'책이야기 > 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 (0) | 2023.11.27 |
---|---|
단 한사람 (0) | 2023.11.27 |
오렌지 베이커리 (0) | 2023.11.27 |
삶의 발명 (0) | 2023.11.27 |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0) | 2023.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