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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2021

다정소감

현실에서 웃음이 터져버렸다.
책을 읽으며 울기는 잘 해도 웃는 건 드문 일인데 큭.
그리곤 이내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단어’의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금방 떠올랐다.
반성도 하고, 다짐도 했다.
한 편의 글로도 충만하다.



산문을 쓰려면 자기를 얼마나 드러낼 것인지 아슬아슬한 밀당이 벌어지고 작가는 그 밀당에서 이기거나 져야한다고 생각했다.
어느 하나는 놓아야 한다고.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소감’ 중 하나를 말하자면.
‘한 편의 글’ 이라는 건널목을 무사히 지난 이야기에서  ‘자기’는 이제 자신만의 ‘자기’가 아니게 됨으로  
조금은 홀가분하지 않을까 호기심이 일었달까.

진짜를 담은 작가의 ‘자기 이야기’는
나를 비롯한 수 많은 독자에게 날아가 사뿐 내려 앉겠지.


글의 힘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해 많이 말한 것 같은데, 그래서일까 망설임의 순간이 아직도  너무 많다.
어쩜 진짜로 아는 건 별로 없는지도.
그런 것 같기도.
그저 짐작하고 예상하고 상상하는 것들일지도.
그마저 나를 넘어서지 못하는.


브런치에 쓴 글에 댓글 절대 금지를 외치며 부끄러움에 몸을 떠는 내게, 그녀는 말했다.
- 독자에게도 표현의 자유를 줘.
내 글이 내 손을 떠나 멀리 멀리 가기를 바란다 말했으면서,  어떻게 하는 건지는 오늘에야 알았다.
읽는 이들에게 남겨두는 것.
해명하거나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다 생각해보는 것.

마음을 담았다면 정말 그래도 된다는 걸
읽고 있는 내가 이렇게 경험하는 중이니…!
다정한 글을 읽고 하는 감동이, 실컷 웃어대는 시간이 누군가의 쓰는 즐거움에 흠뻑 물을 주는 일이 되면 좋겠다.


앞으로 더 즐겁게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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