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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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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책 ​ 시인의 이름으로 멋진 것 같다 읽는 내내 남자 시인인줄 알았는데, 우연히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시 읽으면 다를까. 이름을 듣고 성별을 가늠하는 건 순간적인데, 확인되지 않은 판단이 사실의 영역에 자리 잡는 일은 당연한 듯 벌어진다. 극복할 수 있는 걸까. 부산의 손목서가 2층은 언제고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 바람으로 이 시집을 읽었다.
당신의 자리 - 나무로 자라는 방법 여러 당신에게 편안한 자리를 마련해주고 마음을 내어준다. 나무를 좋아하니 궁금할 수 밖에. 신촌에 있던 위트앤시니컬에 가보고 싶었는데 아껴두고 주저하다 너무 먼 곳으로 가버린 지금 후회 중. 최근에 동시집들 큐레이션을 보고 멀리서 응원 모드에 깃발하나 흔들기 추가. 몸도 마음도 바쁜 가정의 달에, 아이의 일까지 힘겨운 5월의 시집 좀처럼 목소리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조금씩 그래도 읽었고 마지막 시를 지났다. 잊기도 찾기도 하는 나무의 시간 이 시의 편집 근사했다. 아침달 시집 예뻐. 한 달에 한 권 시집 소리내어 읽기. 벌써 되게 뿌듯하다. ​
베누스 푸디카 4월의 시집. 박연준 시인의 시는 처음이다. (대부분의 시인이 처음이지) 내가 지금껏 읽었던 시들과 결이 다르다. 강렬하고 어렵다. ( ) 와 , 의 사용이 너무나 인상적. 시인의 발자국을 꼭꼭 따라가는 기분이 들기도 자유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집의 제목, 표지도 모처럼 아름답다. ​ 느려지기도, 서두르기도 하면서 한 권씩 늘어가는데 읽을 수록 더 좋다. 원래 그런 건가 시는.
여수 ​​ 시인은 어디를 가도 어디가 아니어도 시를 쓰는 사람이구나. 서효인 시인하면 ‘웃는 사람’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시가 슬펐다. 그랬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 박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 읽고 또 읽는 동안 지하철의 커다란 소음이 잠시 지워졌던, 한 문장 한 문장이 내 안으로 걸어들어와 가슴을 쿵쿵 치는 것 같던 이 시를. 오늘을 보내기 전 다이어리에 가득 적어 두었다. 접어둔 모서리가 많아 책 아래쪽이 도톰하게 잡힌다. 다음번엔 모서리를 펴가며 그의 시를 다시 읽어야겠다.
i에게 소리내어 읽어본다. 얇은 책이 빨리 끝나는 걸 미룰 수 있고 내 목소리를 듣는 낯선 시간에 익숙해지기도 한다. 애정하는 김소연 시인의 시집. 아껴두었다 새 해 첫 책으로 시작했는데, 산문집이 또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이! 작품이 좋아 작가가 궁금해져도,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다. 혹시라도 사랑하지 못하게 될까봐. 유희경 시인의 발문은 다행히 사랑을 키우는 쪽으로... 더 편하게, 내 마음 가는대로 시인 김소연의 글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설가는 직업이지만 시인은 작위와 같다는 말이 내 안에 남아있다. 너무 멋지다. 슬픔을, 사람을, 세상을 노래한다.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고, 남들 다 보는 것은 오래 보기도 한다. 작은 것들에 이름을 주고, 큰 일에는 용감하다. 시인의 마음은 시를 통해 흘러나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