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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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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책을 읽으며 페이지를 열어두고 떠오르는 물음표를 적어보았다. 1. 롤모델.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롤모델이 있는가? 그 사람의 어떤 면을 따르고 싶었는가? - 좋아하는 사람, 멋지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있었지만 인생의 롤모델로 삼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도 그러길 바라는 모습들이 있어지만, 그들의 구체적인 모습을 가져오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진 않았으므로. - 나는 되게 내가 괜찮다고 생각한걸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따라하기는 싫었던? 혹은 어려웠던 걸까, 왜. - 괜히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나의 부족한 실행력이 걸림돌처럼 느껴진다. 겁이 많다 많다 인간 겁쟁이 자체같다. 응 아니야. 2. 통제와 자유. 자기 자신을 제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로와진다는데, 내..
이토록 평범한 미래 상상하는 모든 것이 실현되는 소설의 세계를 나는 정말이지 사랑한다. 아까워서 마지막 한 편은 남겨두었다. 아까워서. 다음에 처음부터, 처음 읽는 척하면서 다시 읽어야지. 너무 좋았다.
어슐러 K. 르 귄의 말 작가의 이름을 제대로 말하게 되기까지 여러 차례 혀꼬임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책 소개라도 하는 날이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천천히 또박또박 연습을 하고 이름을 되내었다. 언제나 애정담아 정성껏 그 이름을 부르지만, 여전히 부를 때마다 한없이 낯선 이름. 내 이름은 하나인데, 나를 부르던 이름들은 제각각의 소리를 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 나는 사춘기 시절부터 ‘이름’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들곤 했다. 가늘고 긴 선이 되어 내 머릿속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이름에 대한 생각들. 를 읽었을 때는 아마도 그 선이 가장 팽팽해졌을 때가 아닌가 한다. 마지막에 마법사의 진짜 이름이, 그러니까 그 순간이!!! 재미있는 이야기이고, 상상하고 또 상상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훌륭하지만, 그 작품은 오랫동은 혼..
애쓰지 않아도 ‘모든 일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는 말에 나는 종종 기댄다. 내가 알지 못하는 시간 내가 알지 못하는 경험 그래서 내가 영원히 알 수 없고 배울 수 없는 부분이 어떤 일에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야 할 때가 있다. 그 말을 새삼 떠올리면 가던 길을 멈출 수 있으므로. 그걸 다 알 수 없고 알고 싶어하도 어쩔 수 없다는 걸 나는 안다. 알지만 잊는다. 이유가 있는 이유가 보이는 그 이유가 들리는 어쩜 내가 착각한 이유일지라도 이런 이야기를 읽고나면 다시, 괜찮아지는 것이다. 나의 서두름도, 서투름도. —— (읽는 동안 메모) 더 많이 좋아한 사람의 마음이 더 오래 남는 법. 여전히 알고 싶은 질문이 남아도 차라리 내 쪽인 편이 나은 법. 이런 문장에 ‘법’이라는 표현이 적확하다 여기는 나의 기질이라니...
어금니 깨물기 시인이 꺼내놓은 비밀 덕분에 나는 그의 세계로 한 발 더 들어간다. 당신이 나에게 그런 사람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찾아 해 놓은 반가운 사람. 그는 그 세계로부터 홀가분해졌길.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육체의 질병은 마음의 병을 키운다. 반대의 경우도 그렇고. 내 몸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나니 책을 펴 놓고도 같은 문장을 여러번 돌고 돌았다. 도서관으로 가서, 800 책꽂이에 꽂힌 책 들 중 ㅁ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이름 칸에서부터 하나씩 손 끝으로 읽어내려갔다. 그렇게 책꽂이 두 칸을 지나고는 세 권의 소설을 들고 왔다. 나를 정화해주길 바라며. 그 첫 책이 바로 이 책. ‘가족’이라는 단어는 우리 셋보다는 나와 그이의 원가족을 떠올리게 하기에 답답한 마음이 먼저 들지만, 결국엔 가족이라는 존재 자체는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른다는, 단정짓기를 조심하게 만드는 여지가 있다. 아직도 갈팡질팡 오락가락 그런 마음이고. 그래서 가족이 주제이거나 하면 찾아 읽지는 않는 편인데. 이야기는 무겁지 않았고, 덕분에 나는..
행성어서점 2022년의 화두는 ‘우주’ 다. 그래서 아껴둔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올해 첫 책으로! 작가의 소설은 우주, 상상, SF, 미래 같은 단어들로 이루어져있지만 나는 그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지금, 여기, 오늘을 만난다. 작년에 김초엽 작가의 책이 많이 나왔다. 그녀는 책 쓰는 기계인가 ㅎ 하나씩 알사탕 빼먹듯이 찾아 읽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나.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단편집, 소설집 말고 ‘짧은 소설’이라고 적혀 있다. 작가의 책을 처음 읽는데 그만의 결이 느껴진다. 마음에 들어. 연이은 요즘 사람들 이야기 중에서 가장 무리없이 다가온, 계속 궁금한 삶이다. 마침표를 확인한 뒤에야 끝이 아니라는 걸 더욱 실감하게되는 짧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이었다.